서인국의 정체는 과연 뭘까. 전광렬이 말한 괴물이 맞을까. 아니면 그냥 불행한 어린시절을 간직한 천재일까. 극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그의 정체는 더 미궁 속에 빠진다. 거기에 미스터리한 주변인물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은 매회 추리소설을 보는 기분이다.
KBS 월화극 ‘너를 기억해’는 어린시절 비극을 겪은 천재 프로파일러 이현(서인국)과 그를 항상 관찰해왔던 여형사 차지안(장나라)의 일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이현은 어린시절부터 천재적인 면모를 나타냈고, 그의 아버지 중민(전광렬)은 이현의 천재성을 매우 어둡게 본다. 심지어 그는 그의 아들을 두고 ‘괴물’이라는 표현을 쓰며 매우 위험한 인물로 간주한다.
그러던 중 중민은 사이코패스 준영(도경수)에 의해 살해를 당하고, 이현은 그 현장을 목격하고 충격에 기억을 잃어버린다. 이후 이현은 미국에 살면서 천재 프로파일러로 성장하고, 준영의 뒤를 쫓으며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풀고자 한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이현의 조각난 기억은 심하게 왜곡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준영이 곧 이현일지 모른다는 단서들이 제시되며 시청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30일 방송에서 역시 시청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단서가 출연했다. 어린시절부터 이현을 쫓아다녔던 지안의 기억 속에 이현이 신부님을 찾아가 고해성사를 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던 것. 이현은 자꾸 자신의 주위를 맴돌고, 자신의 옛날집까지 알고 있는 지안에게 정체가 뭐냐고 추궁한다.
이현의 질문에 고심하던 지안은 이현과 같은 동네 살며 그 뒤를 쫓아다녔던 어린시절을 회상한다. 이 회상신에서 이현은 신부를 찾아가 자신이 아버지를 죽였다며 고해성사를 하는 장면이 나왔다. 반면 이현은 아버지가 자신을 괴물 취급했던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난 절대 사람 안죽인다. 왜냐면 아들들은 아버지에게 반항을 하기 마련이니까”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매회 이렇게 상반되는 이현과 지안의 기억으로 시청자들은 미로에 빠진 기분이다. 이현이 중민을 죽였나보다 짐작하면, 어김없이 반대 단서들이 나와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도대체 누구냐 넌? 이현의 정체가 미치도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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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억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