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대전? 무한도전 가요제? 가요계가 벌벌 떠는 어마무시 키워드들도 빅뱅 앞에서는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왜? 빅뱅은 갓뱅이니까.
5월부터 매달 1일 신곡을 뿜어내는 빅뱅이 뜨거운 7월 1일을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1일 새벽 공개된 빅뱅의 신곡 두 곡은 어김없이 전 음원차트를 올킬하며 정상을 휩쓸었다. 1, 2위를 나란히 줄서는 것도 빅뱅만의 특권이고 자랑거리다. 이번에도 빅뱅 VS 빅뱅 구도는 어김없이 재현됐다.
1일 오전 7시 기준, '이프 유(IF YOU)'는 멜론을 비롯해 지니, 네이버뮤직, 올레뮤직, 엠넷닷컴, 몽키3, 소리바다, 벅스 등 전 음원차트에서 실시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와 더불어 또 다른 신곡 '맨정신(SOBER)'은 모든 차트에서 '이프 유'에 이어 2위를 기록, 빅뱅의 저력을 또 한 번 느끼게 했다.
'이프 유'는 빅뱅이 지금까지 발표했던 곡 중 가장 슬픈 감성의 곡이다. 지드래곤이 작사, 작곡에 참여했고 빅뱅의 '몬스터(MONSTER)0를 작곡한 PK를 비롯해 태양의 솔로곡 '눈,코,입'을 TEDDY와 공동 작곡한 Dee.P가 작곡, 편곡을 함께하며 호흡을 맞췄다.
또 다른 타이틀곡 '맨정신'은 유쾌한 썸머송이다. 빅뱅이 여름에 신곡을 공개하는 것은 지난 2008년 8월 '하루하루'가 실린 미니 3집 이후 7년만으로, 유쾌한 분위기의 썸머송이 '이프 유'와는 전혀 다른 감성으로 음악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테디와 지드래곤, 탑이 작사, 테디와 지드래곤, CHOICE37이 작곡을 함께 맡았다.
이에 앞서 빅뱅은 지난 달 30일 오후 11시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 스타캐스트 온에어를 통해 '카운트다운 라이브(Countown Live)'를 진행했다. 시작부터 평범하지 않았다. 요란한 노래를 부르며 등장한 이들은 이날의 MC 승리의 만류에도 불구, 기어코 원하는 만큼 노래를 흥얼거린 뒤 겨우 진정하는 듯 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시크한 표정을 지은 지드래곤은 신곡 '이프 유(If You)' 소개를 부탁한다는 승리의 말에 "기사로도 많은 분들이 접하셨겠지만 빅뱅이 안 하던 스타일의 곡이다"라며 "저희가 이 앨범을 하기 전에 만든 노래들을 스태프들이랑 같이 들었는데 30대 이상 분들은 이 노래를 다 좋아하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슬픈 노래인데 무덤덤하게 부르는 게 특징이다"라며 "처음으로 빅뱅 다섯 명 모두가 노래한 곡이다. 래퍼 탑의 노래도 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지함도 잠깐. 곧 컴백 기사들을 직접 훑어보는 시간을 가진 이들은 다시 '비글로' 돌아왔다. 승리는 공항철도 인증샷 기사를 보며 "이 때 지하철에 정말 오랜만에 탔는데 아무도 못 알아보셨다"라고 말했다. 이에 태양이 "저렇게 풀세팅하고 갔는데 아무도 못 알아봤냐"고 말하자, 그는 "지용이형은 선글라스도 쓰고 다 가렸고 저는 머리 세팅도 했는데 못 알아보시더라"고 울상지었다.
이를 들은 지드래곤이 "굳이 사람 많은 홍대 입구역에 가셨더라"고 놀리자, 그는 "일부러 인사도 드릴 겸 대중들과 교감하고 싶었는데 아무도 못 알아봤다"고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곧 신곡 '맨정신' 메이킹 필름 영상을 감상한 후 태양은 신곡 소개가 아닌 "저 머리를 보고 대걸레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라며 "저 머리를 하기 위해 8시간 걸렸다. 일본에서 장인이 직접 오셔서 해주신 거다. 대걸레라고 하신 분 밉다"라며 서운함을 토로하는 엉뚱함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지드래곤과 승리 또한 메이킹 필름에서 공개됐던 '엉덩이 차기' 내기를 다시 선보였다. 가위바위보에서 승리가 지자 지드래곤은 "승리에게 저를 때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며 보를 내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승리는 기다렸다는 듯 가위를 내며 지드래곤을 있는 힘껏 발로 찼다.
팬들의 댓글을 읽는 코너는 실시간 생방송이라는 장점을 극대화한 시간이었다. 태양은 '기싱꿍꼬또'를 해달라는 팬들의 요청에 "이런 건 귀여운 사람이 해야한다"며 수줍하면서도 곧바로 시범을 보였다. 그 뒤를 이어 나머지 멤버들 또한 각자의 개성을 살려 '기싱꿍꼬또'를 선보였다.
12시에 맞춰 공개되는 신곡 'If You'를 함께 감상하는 시간도 인상적이었다. 시끌벅적했던 분위기는 쓸쓸한 멜로디에 묻혔고, 금세 노래에 몰입한 듯 진지해진 멤버들의 표정도 드러났다. 이들은 노래가 끝나자 "승리가 여태까지 녹음한 그 어떤 노래보다도 좋았다", "대성이형 2절 치고 들어오는 부분이 너무 좋다"라며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칭찬을 주고 받았다.
이어 공개된 '맨정신' 뮤직비디오를 본 후에는 잔뜩 신이 난 듯 짧게 라이브를 선보여 팬들을 열광케하며 방송을 마무리했다. 마지막도 시작도 화끈한 역시 '빅뱅'이었다.
이처럼 이들은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 동안 형식적인 앨범 홍보가 아닌, 친구와 이야기하듯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진지할 땐 한없이 진지하게, 또 밝을 땐 한없이 밝은 이들의 모습은 홍보해야한다는 생각보다 방송을 마음껏 즐기는 모습으로 진정한 '셀프 홍보'의 방법이 무엇인지 보여준 셈이다.
빅뱅은 7월 1일 0시 빅뱅 'MADE SERIES'의 세번째 앨범 'D'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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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