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우정 가운데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질문처럼 대답하기 쉽지 않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여러 가지 답변이 나올 수 있는데 정답은 없다.
'화정' 한주완은 이연희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 때문에 그녀에게 '몰빵'(집중 투자를 속되게 이른 말)했다. 오랜 친구인 서강준의 대척점에 선 것. 남자들에게는 실망을 안겼을진 몰라도 여자들에게는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김상호 최정규) 24회는 강인우(한주완 분)가 아버지 강주선(조성하 분)의 뜻에 따르기로 결심하는 모습이 담겼다. 정명공주(이연희 분)가 홍주원(서강준 분)과 훗날을 기약하며 사랑을 약속하자, 결국 김개시(김여진 분)와 아버지와 손을 잡기로 결심한 것이다. 정명을 사이에 둔 인우와 주원의 본격적인 삼각 관계가 시작된 셈이다.
인우는 이날 정명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개시를 찾았다. 하지만 개시는 인우에게 정명을 얻을 진 몰라도 스스로 망가진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단언, 다시 생각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인우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개시에게 "타 버릴 것을 알면서도 불을 향해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결국 정명공주의 마음을 차지하기 위해 나서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주선에게 찾아가 "아버지의 아들이 되겠다. 제 몸 속에 흐르는 아버지의 피를 증명해드리겠다"면서 시키는대로 하겠다고 약조했다. 결국 인우는 훈련도감의 종사관으로 파병에 앞장서게 됐다. 조선군은 이날 강홍립을 필두로 화기도감, 조총부대가 조선을 지켜내기 위해 명국으로 파병을 떠났다. 인우와 주원, 정명도 함께.
인우는 180도 변했다. 조선을 위한 대의가 아닌 정명에 대한 사심 때문. 우정을 포기하고 사랑을 선택한 남자의 어깨는 뜨거웠다. 하지만 마지막 자존심이었을까. 정명에게는 끝까지 자신을 봐 달라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 하고 뒤돌아섰다.
인우를 연기하는 한주완은 우정을 버리고 사랑에 갈망하는 한 남자의 아픈 속내를 강렬한 눈빛과 떨리는 목소리로 표현했다. 김여진 앞에서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고, 조성하 앞에서는 영혼이 사라진 듯 초점 없는 눈동자를 선보이며 몰입감을 높였다.
또한 연적 서강준 앞에서는 도발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삼각 로맨스를 한층 뜨겁게 만들었다. 안타깝지만 정명은 주원과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랑을 쟁취하려는 용기 있는 남자 인우의 행보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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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