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가 ‘친구 찾기’라는 부제 속에 끊임 없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연예계라는 커다란 지역 안에서, 가수, 탤런트, 코미디언 등 다른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은다. 이들은 생활 반경이나 유형에 있어 비슷한 면이 꽤 있지만 특별한 접점이 없으면 쉽게 친해지기는 어려운, 개개인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먼저 손을 내밀고 다녔다간 속없다는 소리를 듣기도 쉽다. 그래서 ‘세바퀴’가 아예 연예계 친목의 장을 마련해 놓고 이들을 초대한다.
이 프로그램은 2009년 4월에 첫 방송 된 7년차 중견 예능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세상을 바꾸는 퀴즈’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어 시청자들이 보낸 퀴즈를 출연진들이 푸는 과정에서 얘깃거리와 웃음을 뽑아냈던 일종의 퀴즈 토크쇼에 가까웠다. 그리고 2013년 가을, 변화를 겪었다. ‘3세대 소통 토크쇼’로 콘셉트를 바꿔 패널들을 나이대로 구분했다. 10~20대의 아메리카노 세대, 30~40대의 자판기 커피 세대, 50대 이상의 숭늉 세대로 나눠진 패널들은 각 세대의 문화와 생각들을 풀어 놓았다. ‘공공장소에서의 애정 행각, 꼴불견인가 로맨스인가?’와 같은, 의견이 엇갈리는 하나의 주제를 두고 옥신각신하며 토론을 펼쳤다.
그리고 2014년 겨울, 포맷에 또 한 번 변화가 찾아왔다. ‘친구찾기’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연예계 친목의 장을 만든 것이다. 마치 예전에 유행했던 남녀 미팅 프로그램의 구성 단계와도 비슷하다. ‘호감도 조사’를 통해 서로의 첫인상을 들어 보고, ‘매력 발산’ 시간에 각자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에피소드를 풀어내며 그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다.
‘세바퀴’의 전통이라고도 할 수 있는 ‘퀴즈’는 여전히 살아 있다. 단, 형식이 다양해졌다. 한 출연자의 셀프카메라를 보며 어떤 친구의 일상인지 추측해 보는데, 친구가 아니라면 쉽게 알 수 없는 그 사람의 사소한 일상을 들여다보면서 한층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족의 무시, 동료의 무시 중 어떤 게 더 힘든가?’ 같은 의견 선택형 퀴즈를 통해 나와 가장 잘 통할 것 같은 사람이 누군지 판단을 내리게 된다. 마지막은 역시 ‘최종 선택’이다. 호감도 조사 때와 결과가 달라진 사람도 있고, 그대로 유지된 사람도 있다. 엇갈리는 화살표에 민망해지기도 하지만, 서로 선택했을 경우 ‘친구 탄생’ 축하를 받으며 우정장려금까지 선물로 받아갈 수 있다.
방송 시간은 한 시간 남짓이지만 녹화 시간은 그 몇 배로, 꽤 오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며 친목을 쌓는 것이다. 함께 시간을 보낸 출연자들은 이제 다른 곳에서 우연히 만나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마치 동네 바자회에서 처음 얼굴을 익힌 주민들이 다음번에 동네 마트에서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것처럼 말이다.
연예계라는 커다란 정글같은 세계에서 소소한 친목의 장을 열어주는 ‘세바퀴’는 그 아기자기함이 매력이다. 때로는 예전의 MBC 예능 프로그램 ‘놀러와’가 생각나기도 한다. 자극적인 비주얼이나 독한 말은 덜하지만, 세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토크쇼이기에 그럴 것이다. 실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생활에도 매일 거대한 이벤트가 일어나지는 않는 것과도 비슷해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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