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와 유병재 작가의 만남은 상상 만으로도 흥미롭다.
나영석 PD와 유병재 작가는 걷는 길이 분명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 두 사람은 현재 tvN으로 대표되는 케이블의 성장에 크게 일조했다는 점을 비롯해서 다른 이들과 확실히 차별화된 콘텐츠를 생성해내며 대중의 호응을 얻어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맥락을 함께 한다.
이에 나영석 PD, 그리고 유병재 PD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로에 대한 생각을 OSEN이 직접 물어봤다.
◇ 유병재 "나영석 PD님? 급이 다르다"
우선 유병재는 자신이 나영석 PD와 함께 비교선상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걱정이 태산이다. 그는 손을 격하게 내저으며 "이런 말도 안 되는 비교가 날 죽인다"는 반응을 내보였다.
유병재는 "이름을 같이 나열한다는 것만으로도 민망하다. 그냥 tvN에서 활동하니깐 기자님들이 엮어주면, 그게 전부일 뿐이다. 나영석 PD님과는 가는 길도 다르고, 급도 전혀 다르다. 내가 아직 어리고, 시작한지도 얼마 안됐으니 그냥 (대중들이) 그 자체의 가능성을 봐주시는 것 같다"고 겸손한 생각을 드러냈다.
나영석 PD의 손을 거친 프로그램을 묻자, 곧장 "'삼시세끼-어촌편'을 진짜 재밌게 봤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오랫동안 TV 없이 생활해서 모든 프로그램을 챙겨보지 못했다는 설명. 어쨌든 이 '삼시세끼-어촌편'은 유병재에게 있어 단순히 재미에만 그친 게 아니라, '재미'에 대한 고민까지 안겨준 프로그램이었다.
유병재는 "모든 프로그램을 다 보진 못했다. 대신 '삼시세끼-어촌편'은 진짜 재밌게 봤다. '재미'라는 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미 흥행한 콘텐츠로 분류된 상황에서 말을 덧붙이는 것 자체가 의미는 없는 것 같다. 난 극을 하는 사람이니깐 인위적으로 웃음 요소들을 만들어 내는 데, '삼시세끼'는 그런 것 없이도 편안한 상태로 다음을 궁금하게 만든다. 우주에 간 것도 아닌데, 그냥 빵 만드는 게 궁금해지고…. 나오시는 분들이 다 착해서 그런지, 시청하는 내내 편안 마음으로 행복해졌다"고 '삼시세끼-어촌편'에 대한 자신의 시청 소감을 전했다.
'혹시 기회가 닿아 나영석 PD와 작업을 하게 된다면 어떨 것 같나'를 물었다. 대번에 돌아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다.
그는 "방송 작가라고 하지만, 콩트가 아닌 예능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극 형태의 코미디만 써봤지, 예능 프로그램의 생리조차 전혀 모른다. 정말 만에 하나 나영석 PD님이 '뭘 하자'고 하시면, 그냥 당연히 하고 싶다. 그냥 뭐든 기꺼이 할 수 있다"고 나영석 PD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 나영석 "유병재 작가? 완전 재밌는 사람"
나영석 PD는 유병재와 제대로 마주한 적이 많지 않다. 두 사람 모두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 건물에서 일을 하는 인연으로 오가며 얼굴을 스쳤던 게 전부다. 나영석 PD가 제일 먼저 내놓은 유병재에 대한 평가는 그의 우려와는 달리 대뜸 "완전 재밌는 사람"이라는 말부터 나왔다.
그것도 꽤 오래 전부터 대중이 그를 알아보기 전부터 지켜봤다는 말과 함께다. 나 PD는 "재밌게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다. 유세윤과 함께 했던 Mnet '유세윤의 아트비디오' 때부터 재밌게 봤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유병재가 '극 형태의 콩트와 예능에 대한 경계'에 난색을 표했던 것과 달리 나영석 PD는 유병재와의 작업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나영석 PD는 "컬러가 다르긴 하지만, 요즘 그런 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다른 컬러가 혼재되더라도 그 나름대로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굉장히 좋은 시선으로 보고 본다. 제가 감히 평가를 할 위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출연자로서 크리에이티브로서 자꾸만 유심히 보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고 유병재를 향한 적지않은 관심을 내비쳤다.
이어 "유병재는 분명 자연스럽게 이목을 집중시키고, 자기만의 스타일이 뚜렷한 사람이다. 게다가 그걸 제대로 즐기고 있는 사람인 것 같아서 좋은 느낌을 받는다"는 말로써 향후 유병재와의 작업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둬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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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