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지훈이 통한의 음소거 오열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누군가에 의해 기억이 조작되고 정신이상자로 몰렸던 지난 날에 대한 울분이 섞여 있었던 ‘가면’ 최민우로 안방극장을 울컥하게 했다.
주지훈은 현재 SBS 수목드라마 ‘가면’에서 회사를 집어삼키고자 하는 민석훈(연정훈 분)에 의해 모함과 음모에 시달리는 민우를 연기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한 여자의 가면극에 도사리고 있는 갈등이 휘몰아치는 구조인데, 주지훈이 연기하는 민우는 짠하기 그지 없는 인물이다. 언제나 살얼음판을 걷는 듯 위기에 처하고, 사랑하는 여자 변지숙(수애 분)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제대로 표현도 못하는 상처가 많아 아련하다.
지난 1일 방송된 11회는 그동안 정신이상자로 몰렸던 민우가 기억조작에 시달렸다는 것이 밝혀졌다. 민우는 자신이 지숙을 죽이려고 했을 수도 있고, 불안정한 정신상태를 가지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었다. 이 같은 오해를 깨부순 것은 지숙이었다. 지숙의 도움 아래 진실을 마주한 민우는 안심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괴롭게 했던 음모에 대한 분노 탓에 눈물을 쏟아냈다.
억울한 심정은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 어린 아이처럼 엉엉 울지도 못하고 가슴을 부여잡으며 소리 없이 우는 민우의 모습은 애잔했다. 여기에 이런 민우의 슬픔을 잘 이해하는 지숙이 따뜻하게 감싸주며 두 사람의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스스로를 두려워하고 채찍질했던 민우의 모습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그의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하는 깊은 한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무엇보다도 민우를 연기하는 주지훈은 얼굴이 망가지도록 오열 연기를 했다. 너무 화가 나면 눈물이 나오다가 답답한 마음에 얼굴이 뭉개지기 마련인데 주지훈은 민우의 감정에 완벽하게 몰입한 듯 이 같은 극한의 슬픔을 잘 표현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주는 중이다.
특유의 차가운 카리스마로 민우를 섹시하게 표현하는가 하면, 지숙과 알게 모르게 귀여운 로맨스를 펼쳐놓는 과정에서 사랑스러운 남자의 진가를 발휘했다. 촐싹 맞게 귀여운 게 아니라 냉정한 말투와 달리 배려 넘치는 진심이 느껴져 귀여운 민우를 멋들어지게 연기하는 중이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민우의 말투를 따라하는 재미에 빠지기도 하고, 주지훈이라는 섹시하면서도 모성애를 자극하는 묘한 매력의 남자에게 두근거리기도 한다.
한편 ‘가면’은 자신을 숨기고 가면을 쓴 채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는 여자와 그 여자를 지고지순하게 지켜주는 남자를 통해 진정한 인생과 사랑의 가치를 깨닫는 격정 멜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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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