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종잡을 수 없는 나쁜 남자 같으니라고.
'맨도롱 또똣' 유연석의 박력 있는 고백에, 강소라도 아닌데 괜시리 가슴이 설렜다. 그가 그녀에게 돌직구 고백을 하면서 행복한 결말을 예상할 수 있게 됐다. 강소라의 눈물 섞인 붙잡음에도 유연석이 제주도를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마지막까지 이랬다저랬다 여자의 마음을 흔드는 밀당의 기술로 안방극장을 들었다놨다했다.
유연석과 강소라는 MBC 수목드라마 '맨도롱 또똣'(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 김희원)에서 각각 제주 소랑마을 대표 커플 백건우와 이정주를 연기하고 있다. 그 동안 건우와 정주는 '커플'이라는 말에 손사래를 쳤을지언정, 주민들은 일제히 두 사람을 마을을 대표하는 커플로 인정해왔다.
정주를 좋아하는 읍장 황욱(김성오 분)과 잘 되기 바라는 해녀 아주머니도 더러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두 사람이 읍장-레스토랑 주인 이상의 관계로 발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주는 오로지 건우만을 바라보며 애를 태웠다.
지난 1일 방송된 '맨도롱 또똣' 15회는 건우가 제주도 레스토랑을 떠나 상경했다가 1년 만에 정주의 곁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그려졌다. 참으로 멀고도 험한 길이었다. 두 사람은 결국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게 됐다.
정주는 떠나는 건우에게 메신저를 통해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메신저 옆에 숫자 '1'은 1년이 지나도록 선명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지만 두 사람은 되레 서로를 더 그리워했다. 그러다 건우가 제주도를 방문하면서 정주와 재회하게 됐다. 정주는 조카를 자신의 아들이라고 속이며 그의 질투심을 자극했고, 건우는 혹시나 그녀를 황 읍장에게 빼앗겼을까 노심초사했다. 1년이 지나도 서로에 대한 마음이 식지 않은 것이다.
1년 동안 맨도롱 또똣 레스토랑은 더 발전해 있었다. 건우의 오른팔 셰프인 정풍산(진영 분) 밑에 조수도 생겼고, 정주의 운영력은 한층 업그레이드 돼 있었다. 이 점이 건우가 정주에게 고백하는 데 걸림돌이 될 뻔했다. 같이 서울로 올라가자고 하기 미안할 만큼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 읍장 덕분에 두 사람이 더 가까워지게 됐다. 황욱은 정주를 떠나보내며 쓴웃음을 삼켜야했음에도 그에게 보내줬다. 그는 건우에게 술 대결을 신청하면서 경계를 풀었다. 두 사람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술에 취한 건우를 정주의 앞에 데려다 놓았다. 건우는 "정주야, 나 맨날 네 생각만 나서 어떡하냐. 되게 보러 가고 싶어. 보고 싶다, 정주야"라고 반복했다. 정주의 심장은 방망이질쳤다.
그러나 정주는 건우가 제주도를 다시 떠났다는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1년 전처럼 문자를 보냈다. 이 때 건우가 나타나 "술 취해서 한 말 다 잊어. 맨정신으로 하는 말 다시 들어. 정주야, 사랑해"라고 돌직구 고백을 했고 정주는 미소로 화답했다.
건우를 어떻게 하지 못해 불안해하는 정주의 심리가 강소라의 눈빛과 표정을 통해 그대로 드러났다. 유연석도 갈대 같은 건우의 마음을 얄미운 말투와 고심하는 표정으로 디테일하게 그려냈다. 선남선녀 커플의 밀당 로맨스에 잠 못드는 여름밤이었다. 다시 만난 두 사람의 관계가 이대로 유지될지 혹시 어디서 방해물이 튀어나와 갈라놓진 않을지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할 듯 싶다.
한편 '맨도동또똣'은 제주도에서 레스토랑을 꾸려나가는 남녀의 로맨스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2일 오후 16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purplish@osen.co.kr
'맨도롱 또똣'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