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제 지쳤어요 땡벌'로 분한 비투비 육성재가 지난 5월 1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 복면가왕'에서 윤종신의 ‘오래전 그날’을 부르자 패널 윤일상 작곡가는 "일단 땡벌님은 잘생겼을 것 같아요. 목소리가 잘생긴 목소리예요"라는 평으로 MC 김성주에게 반문을 자아냈다. "그런 목소리도 있습니까?"
그리고 6월 14일 방송분. ‘찜질중독 양머리’와 ‘킬리만자로의 표범’의 듀엣곡 ‘그대네요’를 듣고 난 후에도 윤일상 작곡가는 땡벌 때와 비슷한 평을 내놓았다. “표범님 같은 경우는 잘 생긴 목소립니다” 파트너 ‘양머리’도 리허설 당시 표범의 목소리를 듣고 잘생긴 목소리라며 관심을 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하나의 경우가 있다. 패널로 출연한 버벌진트가 입을 열자, 신봉선이 그에게 시선을 고정하며 “목소리가 너무 좋다”며 감탄했다. MC 김성주는 그 말을 받아 “버벌진트야말로 잘생긴 목소리 아닙니까?” 라는 반응을 보였고, 자막 역시 ‘목소리도 잘생긴 버벌진트’라며 한 표를 보탰다. 패널부터 MC, 그리고 방청객까지 동감하는 ‘잘생긴 목소리’란 대체 어떤 목소리일까.
'복면가왕' 이전에도, 일명 잘생긴 목소리로 통했던 보컬들이 있다. 발라드 제왕의 계보를 이어가는 성시경, 토이의 보컬로 데뷔한 김연우, 김형중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의 공통점은 날카롭거나 허스키하지 않은, 미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윤일상 작곡가도 일명 ‘잘생긴 목소리’에 관한 판단 기준을 내놓았다.
표범의 노래를 평하며 “굉장히 부드럽고 성량이 좋은 목소리”라고 표현한 것. 울림이 있고, 너무 굵거나 얇지 않은, 중음에 강한 목소리. 이것을 ‘잘생긴 목소리’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앞으로도 '복면가왕'에 수많은 잘생긴 목소리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잘생긴 목소리’ 후보들은 누가 있을까.
1. 슈퍼주니어 규현
슈퍼주니어 활동 때는 분량이 많지 않아 주목받지 못했지만, 2014년 솔로앨범 ‘광화문에서’로 두각을 나타내며 발라드 계보를 이어갈 신성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같은 그룹 멤버 려욱이 맑은 고음을 갖고 있다면, 규현은 그보다 조금 더 낮으면서 안정적인 톤을 갖고 있다. 폭넓은 인지도에 비해 아직 노래하는 목소리는 대중들에게 덜 알려져 있다는 것도 메리트.
2. B1A4 공찬
굳건한 메인보컬 ‘산들’과 독특한 하이톤의 ‘진영’이 있어 보컬로는 크게 인지도가 없었던 B1A4의 막내 공찬. 하지만 2013년 한 음악방송에 출연해 부른 토이의 ‘그럴 때마다’는 여전히 팬들에게 레전드로 회자되고 있다. 바이브레이션이 거의 없이 깔끔하고 순수한 느낌을 주는 보컬이 ‘소년의 잘생긴 목소리’로 제격인 듯.
3. 방탄소년단 정국
방탄소년단의 막내이자 메인보컬을 맡고 있는 정국. 요즘 제일 잘 나가는 아이돌그룹 중 하나지만 한 곡을 여러 조각으로 나눠 부르기 때문에 팬이 아니고서야 메인보컬의 목소리를 캐치하기가 쉽지 않다. 평소에는 의외로 태양, 크러쉬 등의 노래를 즐겨 부르는 만큼, 부드러운 목소리가 돋보이는 알앤비 장르의 노래를 들고 나오면 맞히기 쉽지 않을 듯. SNS에 직접 올려주는 라이브 음성에서 정국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다.
4. 배우 강하늘
뮤지컬 배우 출신으로, 영화 ‘쎄시봉’에서도 가창력을 보인 강하늘. ‘쎄시봉’ 속 ‘하얀 손수건’, ‘사랑하는 마음’ 같은 포크송부터, YB의 ‘나는 나비’, 에메랄드 캐슬 ‘발걸음’ 등 록 장르의 노래도 방송에서 라이브로 선보인 적 있으니 이번에는 발라드로 대중들에게 그의 목소리를 들려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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