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개봉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연평해전’의 매서운 흥행세를 잠재울 수 있을지 영화계 관심이다. 두 화제작의 격돌이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앞둔 극장가 전초전 양상을 띠고 있어 더욱 흥미를 끈다.
50%에 육박하는 사전 예매율로 흥행이 점쳐진 ‘T5’는 개봉 첫날인 2일 하루에만 25만여 명을 동원하며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다. 일주일간 1위를 질주한 ‘연평해전’은 같은 날 16만 명을 모으는데 그치며 한 계단 아래로 주춤세를 보였다.
3~4위에 턱걸이한 ‘극비수사’와 ‘쥬라기 월드’가 두 신작에 밀리며 3만 명대로 관객 수가 쪼그라든 만큼 당분간 ‘T5’와 ‘연평해전’의 숨 가쁜 박빙이 펼쳐질 전망이다.
적잖은 배급전문가들은 ‘T5’가 최동훈 감독의 ‘암살’이 나오는 22일까지 극장가를 점령할 것으로 분석한다. ‘연평해전’ 보다 오락영화의 DNA에 충실할 뿐 아니라 국내에선 좀처럼 시도하기 어려운 SF 대작 액션물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CGV의 한 점장은 “시사를 끝낸 류승룡 주연 손님과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이 7월 9일 개봉하지만 크게 터질 작품이 아니고 7월 셋째 주 역시 시장 파이를 키울 화제작이 없는 만큼 당분간 터미네이터와 연평해전의 1~2위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 여름 첫 텐트 폴 영화인 최동훈 감독의 ‘암살’이 최소 1200개가 넘는 스크린을 차지하는 만큼 21일까지 두 영화가 얼마나 부지런히 관객을 양분할지가 극장가 관전 포인트라는 설명이다.
‘T5’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연평해전’의 뒷심 역시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영화적 완성도와 배우들의 중량감은 떨어지지만 20대에 이어 40~50대 중장년 관객과 단체 관람 열기가 이어진다면 얼마든지 1위 탈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연평해전’의 배급사 NEW의 한 관계자는 “확실히 젊은 관객들이 T5로 옮겨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진짜 승부는 이번 주말을 넘겨봐야 알 것 같다”면서 “연평해전이 관람 후 높은 평점을 유지하고 있고 터미네이터와 장르가 확연히 갈리는 만큼 롱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영화 평론가는 “작년 국내외 여름 개봉작들이 명량의 주 무대였던 진도 앞바다 울돌목을 피하느라 분주했는데 올해는 공교롭게 서해 바다를 조심하게 된 형국”이라며 “만듦새나 연출력 보다 애국심에 호소하는 영화들이 신드롬의 주인공이 되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터미네이터5’ 홍보를 위해 지난 1일 방한한 주연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에밀리아 클라크는 다음 월드투어 국가인 일본으로 3일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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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5'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