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인간의 조건3’ 박성광의 매력에 빠져봅시다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7.05 07: 18

농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던 막내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에이스로 등극하고, 무서운 총무가 되겠다고 나섰지만 정작 본인만 회비를 내지 않은 반전을 선보인 박성광이 큰 웃음을 안겼다. 언제나 진지하지만 어리바리해 귀여운 막내, 박성광이 ‘인간의 조건3’를 풍성하게 하고 있다. 
지난 4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인간의 조건-도시 농부’에서는 담당 밭을 정하고 일하는 멤버들(윤종신 최현석 조정치 정태호 정창욱 박성광)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박성광은 윤종신과 키를 가지고 옥신각신하는 모습부터 큰 웃음을 선사했다. 박성광은 윤종신과 자신의 키를 ‘우리’라고 묶어 말해 윤종신의 심기를 건드린 것. 박성광은 “너 개망신 당하고 싶냐”는 윤종신의 말에도 기죽지 않고 자신의 키를 167cm로 소개했다.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분위기가 되자, “166.7cm”라고 한 발 뒤로 물러나는 모습으로 웃음을 터트렸다.
‘인간의 조건’ 멤버들 가운데, 키와 나이에서 모두 서열 꼴찌인 박성광. 그는 각종 작물에 전문적인 지식을 뽐내는 다른 멤버들에 비해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날 그는 아무도 예상치 못하게 농사 에이스로 등극하는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특수작물 모종을 제공했던 ‘봉화 장인’ 최종섭이 옥상 텃밭을 검사하며 정창욱의 밭에 화를 낸 것과는 달리, 박성광의 밭에는 칭찬을 쏟아낸 것. 최종섭은 박성광이 키운 쌈채소를 보며 “키우기 가장 어려운데 잘했다. 잘 키워줘서 고맙다”고 말해 그를 뿌듯하게 했다. 이날 그가 그토록 입에 담고 싶어 했던 ‘농작물은 주인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처럼 최종섭의 칭찬은 박성광의 숨은 노력을 조명했다.

다른 멤버들과 비교해 작물과 친숙하지는 않았지만, 그 때문에 안 보이는 곳에서 조용히 작물에 관심을 쏟고 있던 그의 진가는 작물이 쑥쑥 자라면서 함께 빛을 발휘하는 중. 그는 고추 모종이 시들자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는 농부의 마음으로 끊임없이 고민하는 진지한 모습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이에 정창욱이 밭에 물을 주겠냐면서 마구잡이로 물을 뿌려 이랑을 물바다로 만들자 소리를 꽥 지르는 모습은 진정성 가득한 폭풍 웃음으로 연결됐다. 억지로 만든 캐릭터가 아닌, 박성광 본인의 모습이 고스란히 반영된 그의 막내 캐릭터는 이제 어느 상황에서나 자연스러운 웃음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 옆에서 이 모든 과정을 지켜 본 최현석은 정창욱을 향해 “저 개망나니”라고 말을 보태 웃음을 더했다.
또한 총무인 그는 막내인 자신이 돈을 관리해 무시를 받는다고 생각, 마음을 단단히 먹고 ‘무서운 총무’가 되겠다고 밝힌 자리에서 정작 회비를 내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망신을 당하는 등 언제나 진지하지만 어딘가 허술해 더욱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주말 안방극장을 즐겁게 했다. 방송 말미에는 병충해의 습격에 처참해진 작물을 보며 머리를 쥐어뜯는 모습이 공개돼 그가 밭을 지키기 위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박성광은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를 통해 시청자에 익숙한 개그맨. 완벽하게 짜인 콩트로 시청자에 웃음을 안기는 그는 뛰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친근한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리얼 버라이어티에 도전한 그는 무대 위에서의 분장을 지우고 땀 흘리며 작물에 집중하는 진중한 모습으로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무대 위에서 큰 목소리로 관객을 휘어잡는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아닌, 다소 소극적으로 보이기도 했던 그의 조용한 모습은 방송 초반에는 시청자의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인간의 조건’이 쌓아온 시간 동안 멤버들과 익숙해지며 프로그램에 단단히 뿌리를 내린 그는 진정성을 무기로 다양한 캐릭터 사이에서도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날 박성광은 농사를 지으며 구박당하는 것과는 달리, ‘개그콘서트’의 코너 회의를 주도하며 ‘인간의 조건’ 막내와는 다른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시선을 끌기도 했는데, 박지선에게 “농사를 지으면서 무식해졌다”고 농담하는 모습은 그가 ‘인간의 조건’에 참여하는 진지한 마음가짐과 고민을 엿보게 했다. 박성광이 흘린 땀만큼 정직하게 자라난 작물들처럼, 작물들이 성장한 만큼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박성광의 예열은 끝난 듯하다. 이제 그의 진짜 매력에 빠져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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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조건-도시 농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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