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지니어스4’의 장동민, 보면 볼수록 ‘대단하다’라는 말밖에 안 나온다. 확실히 다른 플레이어들과는 다르다. 팀원을 아우르고 전체를 보면서 매치를 이끌어가고 있다. 두뇌회전이 빠르고 심리전도 탁월하다.
지난 4일 방송된 tvN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이하 더 지니어스)에는 지난 1회전에서 탈락한 유정현을 제외하고 홍진호, 김경란, 이준석, 최정문, 이상민, 임요환, 임윤선, 장동민, 오현민, 김경훈, 김유현, 최연승 등 총 12인이 2회전 메인 매치 ‘호러 레이스’를 펼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시즌3의 우승자 장동민은 시즌4에서도 빛났다. 장동민은 처음부터 게임을 주도했다. 이상민이 먼저 오현민, 최정문, 김경란에 이어 장동민을 찾아가 연합을 제안했고 그가 팀원들을 이끌 줄 알았는데 어느 샌가 장동민이 전략을 짜고 있었다. 무엇보다 항상 게임에 비밀이 있는 걸 알고 있는 플레이어들은 코인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애썼다.
그러던 중 장동민이 코인의 비밀을 알아냈다. 코인의 무게가 다르다는 것. 사실 코인 안에 철과 황동이 들어있어 자석에 붙는 코인과 붙지 않는 코인이 있었다. 이 비밀이 가장 결정적이었지만 장동민은 무게만으로 코인을 구별했다. 코인들 간의 무게가 크게 미세해 제작진은 무게만으로 구별하기 어려울 거라 예상했지만 장동민은 무게로 구별한 것.
이에 팀원들은 모두 장동민의 전략대로 움직였다. 하지만 ‘호러 레이스’는 연합팀에 사람이 많을수록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는 게임이었다. 장동민은 멘붕에 빠졌고 급하게 팀원을 불러 모아 회의 끝에 이상민을 우승자로 만들기로 했다.
결국 장동민의 계획대로 이상민이 우승자가 됐지만 또 하나의 관문을 맞닥뜨렸다. 2회전 탈락후보로 꼽힌 임요환이 데스매치 ‘전략 윷놀이’ 상대로 최연승을 지목했고 최연승은 장동민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임요환은 홍진호와 팀을 이뤄 최연승과 장동민의 우승은 불가능한 듯 했다. 임요환과 홍진호는 스타크래프트 최고의 라이벌이자 실력자들로 집중력과 전략은 누구나 인정하는 인물들이었기 때문.
하지만 장동민은 심리전에 강했다. 모든 전략은 장동민이 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홍진호와 임요환의 플레이에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밀고 나갔지만 홍진호와 임요환은 장동민의 플레이에 흔들렸다. 분위기는 장동민과 최연승에게 넘어갔고 임요환은 “홍진호의 수도 장동민에게 막히고 내가 생각해서 진행했던 것도 장동민에게 막혔다”고 포기한 듯한 모습이었다.
‘전략 윷놀이’는 상대방의 욕망을 읽어내야 하는 게임. 장동민은 유리한 상황인데도 고민하는 척했고 홍진호와 임요환을 흔들었고 마지막까지 심리를 정확하게 읽어내 두 번의 ‘모’와 두 번의 ‘윷’을 만들어냈다. 예상대로 우승은 장동민, 최연승 것이었다. 장동민, 정말이지 무서운 전략가였다. 메인매치에 이어 데스매치까지 우승으로 이끌어낸 장동민이 이대로만 한다면 시즌4 우승도 어렵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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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더지니어스4’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