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대의 악연부터, 그로 인한 험난한 사랑까지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선 이상엽이 천호진의 악행을 모두 밝힐 증거를 손에 넣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엽은 제자리에서 맴도는 이야기 가운데서도 악연으로 인해 쉽게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아파하면서 중심을 잡더니, 결국 아버지를 궁지에 몰 수밖에 없는 쉽지 않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복잡한 심경을 안방극장에 전달했다.
지난 4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에서는 태수(천호진 분)의 악행을 알게 된 현도(이상엽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현도는 태수가 과거 태우산업 상준의 차명계좌를 관리하다가, 그가 죽자 돈을 모두 가로챘다는 사실을 알았다. 태수는 상준과 형제처럼 지내며 상준과 그의 집에 많은 신세를 졌었는데, 돈 앞에 모든 것을 배신했던 것. 이에 상준의 아들인 지완(이준혁 분)과는 친구, 또 딸 은수(채수빈 분)와는 연인인 현도는 큰 충격을 받았다.
현도는 모든 사실을 은수에게 털어놓고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다고 말하며 그의 마음을 잡으려 애썼다. 하지만 충격 받은 은수도 현도에게 등을 돌려 이들이 사랑의 결실을 맺을지 궁금증을 높였다. 돌아서는 은수를 잡지 못하는 현도의 복잡한 심경은 이상엽의 촉촉한 눈빛에 담긴 안타까움이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해져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이상엽은 천호진 앞에서 “그만 하라”고 부탁하는 모습으로, 아버지의 악행을 막으려는 아들의 애절한 심경을 울림 있게 그려냈다. 이상엽은 천호진을 비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는 막을 수 없는 괴물이 된 천호진을 안타까워하고 슬퍼하는 아들의 절절한 심경을 드러내며 그의 선택에 관심을 끈 것. 이어진 예고편에서는 이상엽이 결국 마지막 증거인 수첩을 훔쳐내 천호진의 악행을 직접 밝힐 것으로 드러나 궁금증을 높였다.
이상엽은 돈을 위해 친구와 의리 등 모든 것을 배신하고 앞으로만 달리는 천호진의 유일한 브레이크다. 이상엽은 이날 지완(이준혁 분)이 천호진을 막아내려 노력했음에도 모두 실패하고 좌절한 가운데, 자신의 손으로 아버지를 무너뜨려야 하는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출생의 비밀이 해소되는 과정을 길게 그려내 정체됐던 극의 전개 가운데서도 풍성한 연기력으로 극을 끌고가려 애쓰던 그는 태수의 악행이 모두 밝혀진 현재 이야기에서도 사건 해결의 키를 쥐며 극의 주인공으로서 제역할을 해내고 있다.
‘파랑새의 집’은 시련을 극복해 나가는 청춘들의 성장과 혈연을 뛰어넘는 가족의 확장을 담아낸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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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의 집’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