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너사시’ 하지원·이진욱, 로맨스야 ‘브로맨스’야?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7.05 07: 14

 로맨스인가, ‘브로맨스’인가. SBS 주말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이하 ‘너사시’)의 두 주인공 하지원와 이진욱이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묘한 관계를 유지하며 매주 저녁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묘한 ‘썸’의 기운이 느껴질 때는 미칠 듯이 설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가도,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의 분위기를 풍길 때는 보는 이들의 부러움과 동시에 알 수 없는 답답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말이 안 되는 관계’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 드라마를 ‘판타지’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무려 17년 우정이라니 그럴 만도 하다. 잘생기고 예쁜 선남선녀가 17년간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는 설정 자체가 비현실적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를 연출해내는 제작진의 센스가 꽤나 인상적이다.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로 둘의 관계를 그려내면서 오묘한 설렘을 만드는 섬세함이 눈길을 끈다. 물론 여기에는 ‘로코’의 대표 선수 하지원, 이진욱의 연기력도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너사시’ 3회분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성재(인피니트 엘 분)로부터 상처를 받은 오하나(하지원 분)을 위로하기 위해 단숨에 바다까지 달려온 최원(이진욱 분)의 모습이 그려진 것. 원은 이소은(추수현 분)과 오붓한 저녁식사 중이었음에도 불구, 하나의 전화를 받고 쏜살 같이 달려가 따뜻한 미소와 눈빛을 건넨다.
이날 방송에서 하나(하지원 분)와 성재(엘 분)는 함께 회사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바다로 떠난다. 적극적인 성재의 애정 공세에 하나는 설렘을 느끼며 흔들리고 있던 상황. 하나는 성공적으로 일을 마무리한 뒤 성재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함께 샴페인을 마실 준비를 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만남을 준비했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알고 보니 성재가 정규직이 되기 위해 팀장인 자신을 이용하려 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이에 하나는 상실감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렸다. 자신에게 잘해주는 성재에게 그간 설렘을 느껴왔기에 상처가 컸던 것이다. 
이후 하나는 눈물을 흘리며 방황하다가 최원(이진욱 분)에게 전화를 건다. 그는 소은과 저녁 식사를 하는 중이었지만, 바로 하나에게 달려왔다. 해변에서 비를 맞고 있는 그를 옷으로 덮으며 따뜻한 미소와 눈빛을 보냈다.
친구 이상의 분위기가 감지되는 부분이 아닌가. 그런데 질투를 드러내면서도 서로의 연애를 인정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친구의 모습이다.
  
앞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그려질지 큰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하지만 분명 이 같은 애매한 관계가 발전 없이 오랜 기간 이어진다면 답답함을 느낀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릴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원과 이상욱의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재미있게 풀어가느냐가 제작진이 가진 숙제가 될 전망이다. 
한편 '너사시'는 인생의 반을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연애불가' 상태로 지내온 오하나(하지원 분)와 최원(이진욱 분)이 겪는 아슬아슬한 감정들과 성장통을 다루는 로맨틱 코미디다. 대만드라마 '연애의 조건'(아가능불회애니)를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55분 방송된다. 
joonamana@osen.co.kr
'너사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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