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어게인] ‘마리텔’ 백종원, 이쯤 되면 제작진 스타 만들기 천재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7.05 10: 03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이 기미 작가, 극한 직업 PD에 이어 이번엔 안티 슈가맨이라는 별명을 얻은 스태프가 등장했다. 바로 백종원의 음식을 먹고도 맛있다는 칭찬 한 마디 던지는 게 인색한 남자 스태프가 예상하지 못한 웃음을 안겼기 때문. 이쯤 되니 백종원과 함께 하는 제작진이 하나 둘 일반인 스타가 될 지경이다.
지난 4일 방송된 ‘마리텔’은 백종원이 옥상에서 요리를 만들면서 마주한 남자 스태프가 다시 등장해 시청자들을 반색하게 했다. 이 남자 스태프는 백종원의 음식에 “설탕을 너무 많이 넣었다”라고 독설을 날려 ‘안티 슈가맨’이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제작진은 음식을 먹으면 표정이 풍부해 백종원이 뿌듯해하는 기미 작가 대신에 안티 슈가맨을 앞세웠다. 의도는 분명했다. 백종원을 당황하게 만들어 새로운 즐거움을 형성하겠다는 것. 바로 토종 음식 선호자인 듯한 안티 슈가맨에게 에그 베네딕트를 먹게 하니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두 남자가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테이블에 마주 앉아 데이트를 하듯 에그 베네딕트를 먹는 모습은 웃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기미 작가 대신에 입맛이 까다로운 안티 슈가맨의 등장에 구시렁거리는 백종원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이미 한차례 자신이 만든 음식에 대해 날카로운 품평으로 상처를 입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 맛있게 먹고도 “빵을 안 좋아한다”, “어우 느끼해”라고 일침 아닌 일침을 가하는 안티 슈가맨과 나라 잃은 것마냥 불만이 가득한 백종원의 표정은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무엇보다도 “여자친구 주려고 만들었더니 어머니가 온 것 같은 기분이다. 그만큼 좋다는 거다. 어머니가 드시니까 좋다”라고 안티 슈가맨의 등장에 불평과 불만을 쏟아내는 백종원은 제작진이 왜 기미 작가 대신에 냉정한 안티 슈가맨을 내세웠는지 알 수 있게 했다. 백종원에게 장난을 거는 네티즌과 함께 자신의 입맛에 따라 음식이 맛 없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안티 슈가맨은 방송의 재미를 살렸다. 시청자들은 기미 작가에게는 풍부한 맛 표현과 웃음기 넘치는 컴퓨터 그래픽을, 이 안티 슈가맨에게는 솔직한 시식 감상기를 원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백종원은 이 프로그램에서 작가에게 음식을 먹게 해서 자신이 만든 요리가 맛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바람에 ‘기미 작가’라는 별명을 탄생시켰다. 기미 작가에게 음식을 먹이고 맛있다는 칭찬을 끌어내기 위해 독촉하거나 맛있어 하는 표정에 뿌듯해하는 해맑은 모습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요인이다.
‘마리텔’ 속 백종원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 비법을 전수하는 것도 있지만, 이 같은 제작진 혹은 네티즌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즉각적인 반응이 선사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가식 없이 불만을 털어놓고나 웃음을 터뜨리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백종원. 그는 재밌는 농담을 건네는 네티즌과 솔직한 감상을 하는 제작진을 일반인 스타로 만들고 있다. 기미 작가에 이어 안티 슈가맨이 큰 호응을 받는데 제작진의 의도된 웃음 장치가 큰 역할이기도 하지만 그 중심에는 백종원의 가식 없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한 몫을 하고 있다. 제작진이 깔아놓은 밉밥을 덮석 무는 솔직한 매력이 제작진을 시청자들로 하여금 하나의 출연자로 여기게 하는 힘이 되고 있다.  
jmpyo@osen.co.kr
'마리텔'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