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심야드라마 '심야식당'에 대한 호불호가 엇갈린다. 아니, 솔직히 혹평이 몇 발은 더 앞선다.
동명의 일본 원작을 '제대로 망쳤다'는 시선이 상당수다. 만화와 드라마로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도 상당한 고정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심야식당'이 국내 드라마로 탈바꿈하는 순간 이도저도 아닌 애물단지가 됐다는 주장이다.
그래도 지난 4일 방송된 '심야식당' 1~2회에서는 국내에서 다소 생소했던 '1회 1교훈' 방식의 일본식 옴니버스 구성이 국내 정서와 어우러져 감동을 안기긴 했다. 굵직한 배우들의 특별 출연이 매회 신선함을 안기는 점도 칭찬을 해줄만한 요소다.
반면, 한국판으로 바뀌며 넓어지고 고급화된 '심야식당' 내부, 마스터 역이 아직은 어색한 김승우, 또한 애매한 카메라 처리 등 불편한 지적들은 끝이 보이질 않는다. 이 모든 것을 다 차치하고서라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심야에 하는 '먹방' 및 '쿡방' 드라마인데도 불구하고, 화면 속에 나열된 음식들이 '전혀' 맛있어 보이지가 않는 점이다. 난센스다. '생각났던 야식까지 잊게 만들 정도'라는 비아냥도 등장했다.
그간 늦은 시간대 방송됐던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백종원이 선보인 '고급진 레시피' 코너를 비롯해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예능프로 '삼시세끼', 그리고 이보다 앞서 오후 10시께 방영되는 '집밥 백선생', '한식대첩' 등의 프로그램들이 방영내내 시청자의 식욕을 미치도록 자극했던 것과는 사뭇 딴판이다.
일본판 원작 '심야식당'이 음식을 앞세운 드라마라는 게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소제목으로까지 공개돼 등장했던 음식들은 화제선상에 오를 기미조차 보이질 않으니 그저 민망하다.
세트의 디테일, 출연자의 연기력, 지나친 PPL 지적 등의 논란은 이제 갓 1~2회를 넘긴 신작 드라마, 게다가 원작이 이미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리메이크 드라마의 특성상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할 부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음식'은 이렇게 표현해서는 안됐다. 적어도 '심야식당'이라는 타이틀을 고스란히 달고 내보낼 생각이었더라면, 적어도 요리와 음식이 등장하는 장면 만큼은 제작진이 조금은 더 정성을 쏟았어야 했다. 원작 팬들은 음식이 뒷전으로 밀린 '심야식당' 따위는 상상조차 하기 싫으니 말이다.
gato@osen.co.kr
'심야식당'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