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복면가왕’이 ‘무한도전’ 못지않은 스타 양성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지도가 낮거나 평소 가창력을 인정받을 기회가 없었던 이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하나둘 화제의 스타가 되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은 복면을 쓴 가수들이 노래 경연을 하는 구성. 지난 5일 방송에서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가 4연승을 거둔 가운데, 이날 역시도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지 않은 가창력 있는 이들이 재발견됐다. 가수 출신이자 임성한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탄 송원근의 뛰어난 노래 실력, 아이돌 그룹 스피카 멤버이자 오랜 시간 동안 가이드 보컬로 활동하며 실력을 쌓아온 김보아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물론 가수 정인이나 린처럼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이들이 목소리를 바꿔 무대에 올라 반가움을 더하기도 했지만, 미처 노래 실력을 뽐낼 기회가 많지 않았던 이들의 안방극장에 날린 ‘핵폭탄’의 위력은 컸다. 시청자들은 ‘임성한의 남자’라는 꼬리표가 강한 송원근이 아름다운 음색을 가졌다는 것을, 화려한 댄스 무대가 인상적인 스피카에 김보아라는 실력파 가수가 있다는 것을 마주했다.
방송 후 두 사람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오른 것은 그만큼 이들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 ‘복면가왕’은 매회 방송마다 재발견을 이끌어내고 있다. 코미디언이나 배우, 아이돌 가수 등 미처 대중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이들의 노래가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과 반전의 재미를 선사한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스타 양성소로 꼽히는 ‘무한도전’ 못지않은 발굴 능력을 보여준다.
‘무한도전’이 엄청난 파급력과 재밌는 캐릭터를 뽑아내는 구성으로 스타 양성소 역할을 한다면 ‘복면가왕’은 복면이라는 편견을 날릴 수 있는 장치의 힘을 빌린다. 복면은 오롯이 노래 실력만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데 평상시 실력파 가수로 인정받지 못했던 이들에게 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물론 이미 대중에게 노래를 잘하는 가수로 인식된 이들이 목소리를 변조해 아름다운 무대를 만든 후 복면을 벗었을 때의 반전 역시 ‘복면가왕’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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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