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7년이다. ‘너를 사랑한 시간’ 속 하지원과 이진욱은 1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쌓인 추억과 감정들을 공유하며 누구도 감히 쉽게 끼어들 수 없는 둘만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극본 정도윤 이하나 연출 조수원, 이하 '너사시')에서는 서로에 대해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느끼면서도 서로를 잃을까 감정을 숨기는 오하나(하지원 분)와 최원(이진욱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저 절친한 친구로만 보였던 두 사람 사이에 드디어 변화가 감지됐다. 최원은 성재(엘 분)에게 배신을 당한 후 슬픔에 빠진 하나를 위로하기 위해 ‘썸녀’ 이소은(추수현 분)과의 저녁식사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이어 두 사람은 광란의 맥주 파티를 벌인 뒤 한 침대에서 다정하게 팔베개를 한 채 잠들고 만다. 바로 하나와 원이 서로를 다르게 의식하기 시작한 시점.
이후 두 사람은 그날 밤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졌고, 급기야 자전거를 타며 원을 생각하다 쓰레기통에 부딪혀 넘어지고 말았다. 이 일로 손목에 깁스를 한 하나를 보살피는 것은 원의 몫. 원은 저녁도 먹지 못한 하나를 위해 자장면을 함께 먹으며 젓가락 대신 포크를 대령하고, 이름만 불러도 TV를 켜주고, 입가에 묻은 소스를 닦아주는 등 자상한 면모를 드러냈다.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던 하나는 “나중에 나 혼자 늙어서 양로원가면 자주 놀러와라"라고 말했고, 최원 역시 "나도 짝 못 찾으면 너도 나랑 놀아줄 거지?"라고 답하며 두 사람이 평생 함께 할 사이임을 약속했다.
사실 두 사람은 이미 친구라기엔 너무 가깝고 연인이라기엔 조금 먼 사이였다. 원은 하나와의 사이를 질투하는 소은에게 “가족 같은 친구다”라며 선을 긋는 한편, 하나와 키스하는 꿈을 꾸는 언행불일치를 보였다. 또한 그는 과거 하나를 좋아하는 친구들과 다툰 뒤 “왜 오하나가 나를 좋아하면 안 되냐. 나는 왜 안 되는데”라고 소리치는 모습으로 하나를 마음에 두고 있었음을 암시한 바 있다.
하나 또한 오랜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와 결혼한다고 말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과 원의 모습을 대입해보고, 동시에 좋은 친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고민하는 등 원과의 관계에 대해 의식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두 사람은 본인들만 모르고 다른 사람은 다 아는 미묘한 관계를 유지 중이다. 특히 친구인 듯 연인인 듯 특별함을 가진 두 사람의 모습은 서로를 제외한 다른 이성이 끼어들 틈조차 없는 사이였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와 특별한 인연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차서후(윤균상 분)이 첫 등장하며 앞으로 오하나와 최원 사이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너사시'는 인생의 반을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연애불가' 상태로 지내온 오하나(하지원 분)와 최원(이진욱 분)이 겪는 아슬아슬한 감정들과 성장통을 다루는 로맨틱 코미디다. 대만드라마 '연애의 조건'(아가능불회애니)를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5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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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사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