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마음은 학력으로 치면 하버드 박사 정도 된다고 해요“. ‘상류사회’ 속 임지연이 그저 그런 비련의 여주인공 캐릭터가 아님을 증명하는 대사다.
재벌 2세인 박형식과의 교제로 그의 어머니에게 모욕적인 말을 들었지만, 제 마음은 하버드 박사급이라고 주눅 들지 않으며 당찬 모습을 보인 것. 이 때 임지연은 차분한 목소리톤과 달리 떨리는 눈동자로 그의 어머니 앞에선 복잡한 심경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극에 몰입도를 높였다.
임지연은 SBS 월화드라마 ‘상류사회’의 재벌 캐릭터 3인방 속에서 홀로 가난한 백화점 푸드마켓 아르바이트생 이지이 역을 맡아 출연 중이다. 그는 가난하지만 당차고 한없이 밝은 성격의 소유자로, 재벌 2세 창수 역의 박형식과 뻔한 듯 뻔하지 않은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지난 6일에서는 이들은 교제를 반대하는 창수의 어머니(정경순 분)가 지이(임지연 분)을 찾아왔다. 그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보다 미리 대비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나왔다"며 "말이 안 되는 건 본인도 알죠? 내가 대학만 졸업했어도 나오지 않았다”라며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
가난한 여주인공과의 교제를 반대하는 재벌 사모님들의 모습은 이미 이전의 드라마에서도 수없이 봐왔던 장면이다. 하지만 이 때 지이의 반응이 색달랐다. 지이는 “제 마음은 학력으로 치면 하버드 박사 정도 된다고 한다. 한때는 고졸인 거 아주 콤플렉스였는데 지금은 없다"라고 답한 것.
그의 당돌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이는 ”저도 남자 집안에서 반대하는 결혼은 안 한다. 그런데 아직 창수씨 결혼한다고 결정 안 했지 않나. 그럼 그때까지 만날 수 있지 않냐. 사랑에 자존심 없다. 보고 싶은 게 우선이다"라며 똑 부러지게 말하며 창수와의 연애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자칫 듣는 이로 하여금 현실감 없다고 느끼게 할 수 있는 대사이지만, 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대사에 사실성을 불어넣어준 것은 임지연의 연기였다. 그는 자신과의 교제를 반대하는 남자친구의 어머니 앞에서 떨리는 심경과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동시에 표현해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충무로의 신데렐라에서 브라운관으로 그 입지를 넓힌 임지연은 그간의 무거웠던 이미지를 벗고 해맑으면서도 속 깊은 이지역을 맡아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7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상류사회’는 전국 기준 9.4%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화정’(8.9%), KBS 2TV ‘너를 기억해’(4.6%) 등을 꺾고 월화드라마 1위를 차지했다. 드라마의 인기에 힙 입은 임지연이 앞으로 또 어떤 활약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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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