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펀트 "소유와 콜라보, 아이돌-래퍼 작업은 윈윈"[인터뷰]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7.08 10: 02

힙합듀오 이루펀트(마이노스 32· 키비 32)가 새 정규앨범 '맨 온 더 문(Man On The Moon)'을 8일 발표했다. '맨 온 디 어스(Man On The Earth)', '아폴로(APOLLO)'에 이어지는 3연작 정규앨범 시리즈의 완결편인 이번 앨범 '맨 온 더 문'은 달에 관련된 정서를 콘셉트로 한 앨범. 늘 보이지만 닿을 수 없는 것에 대한 감정을 달에 이입해 표현한 이루펀트만의 이야기가 음악팬을 설레게 한다.
지난 1월 라이머가 대표 프로듀서로 있는 힙합 레이블 브랜뉴뮤직에 전속 아티스트로 합류한 이들은 더욱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루펀트는 3년만에 3연작 앨범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은 이번 앨범에서 완성도에 집중했다고 전하며, 음악 내외적으로 다양한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정규 3집이다. 5년 가까이 걸린 작업의 마지막이다. 음악 내외적인 변화가 있었다. 앨범을 내는 과정, 발표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웠고 좋은 동료들도 만나게 됐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앞으로 음악을 할 때 기대가 된다. 우리의 앨범 사이에 텀이 긴 편이었다. 요즘에는 어떻게 보면 매달 한 곡씩 쏟아내는 흐름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전에 이런 앨범이 있었지, 하고 연결성을 찾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마이노스)

"이전부터 우리는 개인의 작품과 이루펀트의 음악을 했는데, 우리가 처음 음악을 했을 때는 정규 앨범으로 작품을 내는 데 집중을 했다면, 지금은 작품 보다는 하나의 곡을 보여주는 식으로 시장이 바뀌었다. 거기서 우리의 욕심을 덜어내는 것, 우리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고민이 있었다. 작업했던 곡 중에서 트랙에 들어가지 않은 것도 많은데, 욕심을 덜어내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키비)
"이 앨범에서 타이틀곡 이외에 우리가 공들여 만든 모든 곡이 들려질 수 있을까, 생각했다. 욕심일 수 있지만 우리 음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모든 곡이 충분히 마음에 들 수 있게, 타이틀 곡 이외에도 구색을 갖추는 음악이 아니라 모든 곡이 유기적으로 짜인 작품집을 만들고 싶었다."(키비)
3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한 이루펀트의 고민은 깊었지만, 자신감 또한 대단했다. 이루펀트는 이번에도 자신만의 색으로 다른 음악을 선보이겠다고 전한 것. 스토리텔링을 통해 힙합신의 고정관념을 깨트려 왔던 감성 힙합의 선두주자, 이루펀트는 힙합의 가사를 듣는 재미를 다시 한 번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직관적이고 자극적인 음악이 많았던 것 같다. 물론 그 음악들도 담으려는 메시지가 있겠지만, 우리가 지향하는 건 곱씹을 수 있는 메시지다. 오래 두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을 수 있는 음악이었으면 좋겠다. 10대 시절, 윤종신과 패닉의 음악을 좋아했다. 지금 우리가 힙합 음악을 하지만 음악적인 자양분이 반영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음악을 듣고, 이 친구들이 뭔가 건드리는 이야기들이 있다고 생각되는, 가사에도 집중할 수 있는 음악이었으면 좋겠다."(키비)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이름 앞에 수식되는 '감성힙합'이라는 말에 대해 썩 만족하지는 않는 모습. 이루펀트는 하나의 수식어 안에 이미지가 갇히는 것을 경계하며 이루펀트의 다양한 모습에 기대를 당부했다.
"감성힙합? 간지럽게 생각한다. 그 단어가 처음 나왔을 때 모호하다고 생각했다. 모든 음악에는 감성이 들어간다. 개개인의 분노든 슬픔이든,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하든. 그런 이야기를 할 때 모두가 감성 없이 글을 쓰지는 않을 거로 생각하는데, 감성이 하나의 장르로 표현되는 게 의아하다. 그래도 우리를 감성힙합이라고 말해주는 건 소소하게 와 닿는 게 있어서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결국 들으시는 분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걸로만 수식하기에는 우리의 색이 더 있다."(마이노스)
"이야기를 하는 사람으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 음악을 듣고 나서, 밤에 동네의 공원에 나와서 수다를 떨다가 집에 들어가서 생각 나는 음악이었으면 좋겠다."(키비)/"동네 사는 멋진 형 같은?"(마이노스)
특히 이루펀트는 이번 앨범에서 씨스타 소유를 포함해 선공개된 '등대', '크레이터(Crater)'에 참여한 김태우와 김필, R&B계의 신성 주영, 인디밴드 가을방학의 계피, 그리고 소속사 브랜뉴 뮤직의 동료 아티스트 버벌진트, 피타입, 이루펀트와 같은 크루에 속해있는 수다쟁이, Huckleberry P, RHYME-A-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해 더욱 기대를 높이고 있다.
"브랜뉴의 라이머 형과는 알고 지낸 지 오래됐다. 우리의 앨범이 준비된 상태에서 함께 해보자고 해서, 우리의 색과 다른 것을 강요하지 않을 거 같아서 같이 하기로 했다. 음반을 만드는 과정에서 고민은 이미 다 해왔기 때문에, 마감하는 과정에서 힘을 많이 받았다. 표현을 하는 데 있어 응원받을 수 있는 것들이 있으니 만족스러웠다. 혹시나, 했던 부분도 없다."(마이노스)
"식구가 돼서 느끼는 건데, 브랜뉴 또한 다른 회사처럼 아티스트가 직접 해내야 하고 그것에 대해 서포트 해주는 회사다. 워낙에 잘하는 뮤지션이 많이 있으니 자극도 많이 받게 된다. 시스템 안에서 움직인다기보다는 뮤지션의 역량을 더 발휘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서포트 해주는 회사라고 생각한다."(키비)
"소유와 타이틀곡 작업을 같이 했다. 앨범을 작업하면서 '누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고 생각했는데, 소유의 목소리였다. 도시적인데, 우리보다는 어린 소녀 같은 느낌이 있는 목소리를 원했다. 만족스럽게 표현이 됐다. 라이머 대표가 나서서 섭외해줬다. 우리가 원하는 그림을 완성해줬다. 아이돌과 래퍼의 작업은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이 있을 거다. 아티스틱한 이미지를 가진 래퍼들과 작업하면 아이돌에게도 그 이미지가 덧입혀지고, 래퍼들은 아이돌 팬덤이 음악을 들어주니 윈윈일 수 있다. 우리는 아이돌과 래퍼의 콜라보에 반감이 있다거나, 피곤하다거나 하는 생각이 있던 건 아니다. 결국 좋은 음악이 나온다는 건 완성도 면에서 생각해야 하는 것 같다."(마이노스)
"오래 작업을 했다. 만족스러운 완성도가 이뤄진 거 같다. 3연작의 마지막 지점이다. 어떻게 전달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어떤 곡을 주의 깊게 듣는 것 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한다. 우리 옆에 같은 삶을 사는 친구구나, 나 혼자 고민하는 게 아니었구나, 라고 생각하면 좋을 거 같다. 앨범으로 말하려 많은 노력을 했다. 같이 듣고 대화를 나누면 좋을 것 같다."(마이노스)
 
"우리가 고민하면서 만든 음반이니까. 들으시는 분들에게는 위로가 되고 화두를 던지는 앨범이 됐으면 좋겠다. 분명히 힙합신에는 없는 음반이다."(키비)
jykwon@osen.co.kr
브랜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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