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손님' 천우희, 어떻게 호감형 스타가 됐나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7.08 11: 16

꾸준했다. 배우 천우희는 2004년 영화 '신부 수업' 단역으로 데뷔한 이후 크고 작은 영화에 출연했다. 2009년 영화 '마더'에서 진구 여자친구 역으로 주목 받기도 했고, 2011년 영화 '써니'에서 본드에 취한 불량소녀로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강렬했지만, 그때뿐이었다. 특히 '써니'에서 함께 호흡한 비슷한 또래 여배우들이 주연급 스타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10년 가까이 무명 아닌 무명의 시간이었다.
도약의 발판은 영화 '한공주'(2013)였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한공주'를 관람한 관객 수는 22만 명이다. 하지만 효과는 엄청났다. 천우희는 공주란 예쁜 이름을 가졌지만, 집단 성폭행이란 고통스러운 기억 속에 갇혀 살아가야 하는 고등학생 역을 맡았다. 천우희의 섬세한 연기는 잘못한 것이 없지만 도망가야 하는 소녀의 애처로움을 과하지 않게, 하지만 극적으로 표현했다. 호평이 쏟아졌음은 물론,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백상예술대상, 들꽃영화상 여우상을 품에 안았다.
절정은 지난해 12월 열린 청룡영화제 시상식이었다. '한공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그는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작은 영화에 유명하지 않은 저에게 상을 주셨다"며 "포기하지 말라는 뜻으로 상을 주신 것 같다. 앞으로 의심하지 않고, 자신감 가지고 열심히 배우를 하겠다"고 말했다. 길지 않은 소감이었지만, 지난 시간동안 그가 느꼈던 외로움과 연기에 대한 진정성이 담겨 있었다. 이후 언론 인터뷰 통해 알려졌듯, '대선배' 김혜수에게 신선한 자극을 줄 정도로 인상적인 순간이었다.

이후 그는 제 실력과 진가를 꽃피우고 있다. 9일 개봉하는 영화 '손님'에서는 1950년대 한국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홀로 된 젊은 과부 미숙 역을 맡았다. 마을에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촌장(이성민)로부터 무녀 역할을 강요 받지만, 우연한 기회로 마을을 찾은 손님 우룡(류승룡)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는 인물이다. 설정만으로도 쉽지 않은 역할이지만, 특유의 연기력을 발휘해 풍성한 극을 만들어 내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그의 활약은 계속된다. 21명의 남자 주인공 중 한명으로 분한 영화 '뷰티 인사이드', 곽도원 황정민 등과 함께 호흡한 영화 '곡성'(가제)이 개봉을 앞두고 있고, 한효주와 함께 영화 '해어화'를 촬영 중이다. 특히 '곡성'과 '해어화'에서는 주연을 맡아, 스타성까지 인정받았다. 실제 출연 제의를 받지 않은 작품의 가상 캐스팅 명단에 오를 만큼 대중들의 사랑과 관심도 받고 있다.
천우희의 소속사 나무엑터스 관계자는 OSEN에 "예전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시는 데 대해 감사히 여기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크게 의식하는 친구는 아니다"라며 "캐릭터나 장르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안 받고 있어 배우로서 가능성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이제 시작이라는 기분으로 더욱 열심히 작품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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