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무한도전’ 김태호 VS ‘삼시세끼’ 나영석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07.09 09: 38

예능계의 양 축을 담당하고 있는 MBC ‘무한도전’ 김태호 PD와 tvN ‘삼시세끼’ 나영석 PD는 그 인기의 크기만큼 비슷한 점들이 많다.
‘무한도전’과 ‘삼시세끼’는 더 이상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방송계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하나의 문화 그 자체로 거듭났다. 그렇다면 김태호와 나영석, 두 연출자가 이 프로그램들을 정상의 위치에 올려놓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보통 프로그램 방송 시에는 연출을 맡은 PD의 모습은 좀처럼 볼 수 없다. 늘 카메라 뒤에서 현장을 전두 지휘하는 것이 그들의 일이기 때문에 기껏해야 출연자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목소리 정도만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김태호와 나영석의 경우에는 판이하게 달랐다. 그들은 프로그램 전면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며 전문 예능인에 버금가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형성, 짧은 출연만으로도 큰 웃음을 선사했다.

특히 김태호의 경우 연예인 못지않은 뛰어난 패션 센스를 발휘하며 시선을 사로잡은 바 있으며, 나영석 또한 KBS 2TV ‘1박 2일’ 당시부터 이승기가 따라해 유명해진 ‘땡’, ‘안됩니다’ 등의 유행어를 만든 바 있다.
출연자들과의 허물없는 사이 또한 공통점이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무한도전’ 멤버들과 김태호는 긴 시간 동안 함께 한 만큼 연출자와 출연자들이라는 관계보다 친형제 같은 포스를 자랑한다. 예를 들어, 멤버들은 김태호에게 “진짜 못생겼다”는 막말을 보내고, 김태호 역시 자막을 통해 “너네도 만만치 않아”라고 응수하는 식.
반면 나영석은 ‘삼시세끼’ 이서진과 닮은 외모만큼 찰떡같은 궁합을 과시한다. 지난 2012년 ‘1박 2일’에 게스트로 출연한 것을 계기로 인연을 이어온 두 사람은 2013년 시작된 tvN ‘꽃보다 할배’ 시리즈부터 현재 ‘삼시세끼’까지 함께하며 돈독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항상 퉁명스러운 말투로 나영석을 대하는 이서진과 아이처럼 그를 놀리는 나영석의 모습은 묘한 ‘케미’를 발산하며 프로그램의 또 다른 재미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서 어마어마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두 사람은 이제 한국을 넘어 중국과 유럽 각지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 ‘무한도전’은 최근 중국 CCTV1채널과 함께 ‘무한도전’ 중국판 합작 정식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10월부터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방송을 시작한다. CCTV 측은 “‘무한도전’은 각기 다른 군중의 삶을 조명하고 중국과 한국문화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프로그램”이라며 ‘무한도전’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나영석 또한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는 이미 중국판으로 제작됐으며, ‘삼시세끼’는 유럽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하루 세 끼’라는 단순한 소재를 단순하지 않게 풀어내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나영석 특유의 연출이 빛을 발한 평이 대부분이다. 
김태호와 나영석은 어디선가 본 듯한 뻔한 소재들이 판치는 방송계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형성하며, 김태호와 나영석이라는 이름 그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었다. 그 결과 대중들은 이들에게 ‘믿고 보는 PD’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아낌없는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해외에서는 ‘짝퉁’이 판치고 있다. MBC는 중국에서 남발되고 있는 '무한도전‘의 유사 프로그램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지만, 사실 가짜 ’무한도전‘은 말하자면 ’앙꼬 없는 찐빵‘이다.
프로그램의 포맷은 얼마든지 베낄 수 있지만, ’무한도전‘의 핵심 요소는 포맷이 아닌 연출을 맡은 PD의 역량이기 때문. 이는 ’꽃보다 시리즈‘나 ’삼시세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무대로 영역을 확장한 두 사람이 또 어떤 신선한 아이디어를 통해 대중들을 즐겁게 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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