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고교10대천왕’ 아이돌 팬질, 순수와 집착 사이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5.07.09 06: 55

‘고교10대천왕’에서 학생들이 보여준 아이돌 사랑은 엄청났다. 좋아하는 아이돌을 순수하게 좋아하고 따라 다니는 팬들이 있는가 하면 해외 공연까지 따라가고 팬 활동을 하는데 600만원까지 쓰는 팬들도 있었다.
지난 8일 방송된 tvN ‘고교10대천왕’에서는 아이돌 팬덤 문화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이날 빅뱅, 에이핑크, 엑소, 샤이니 등의 팬들이 방청객으로 참여해 고교생 패널들과 아이돌의 응원문화, 조공 등을 얘기했다.
MC 정형돈과 김성주도 한때 극성팬이었음을 고백했다. 정형돈과 김성주, 서장훈은 요즘 팬들의 아이돌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 했지만 과거 이들의 스타사랑도 만만치 않았다. 정형돈은 “나는 소피 마스소를 사생수준으로 좋아했다. 브로마이드 다 샀고 소피 마르소와 대화하는 것처럼 일기장에 소피 마르소 얘기를 ᄊᅠᆻ다”며 “그런데 어느 날 ‘지옥에 빠진 육체’라는 19금영화를 찍었다. 나한테 말 한 마디 없이 찍어서 너무 상처 받았다. 너무 속상했다. 일기장에 ‘난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라고 썼다”고 털어놓았다.

김성주도 강수지 팬이었음을 밝히면서 최근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강수지가 출연해 함께 사진을 찍었다고 밝히는 등 스타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같았다.
특히 아이돌 인맥왕인 정형돈이 샤이니의 민호, 에이핑크의 보미, 초롱과 전화연결을 해 이들의 팬들과 직접 통화하는 시간을 줬고 민호의 팬은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또한 이를 보던 빅뱅 팬도 팬심을 이해하는 듯 눈물을 쏟았다. 좋아하는 아이돌과 통화만으로 감격스러워 눈물을 흘리는 팬들의 모습은 순수했다.
그러나 조금 다른 팬들도 있었다. 좋아하는 마음은 같지만 어마어마한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 팬질은 과거 비해 좀 더 지능적이고 체계적으로 변해 있었다. 이날 방송에는 ‘팬질’ 13년차와 20년차 회사원 팬이 등장했다. 이들은 경제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돈과 관련해서는 크게 신경 쓰고 있지 않는 모습이었다.
13년차 팬은 “좋아하는 아이돌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해외에 출국한다”며 “한 번 팬 활동을 할 때 적으면 300만원, 많으면 600만 원정도 된다. 돈이 많이 들 때는 팬들을 모아 선물을 산다. 그리고 가격 보고 사기보다는 우리 오빠가 입으면 예쁘겠다고 생각하고 산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20년차 팬은 “팬 사인회는 기본이고 무대 행사 다 가고 전국투어, 해외 콘서트 대부분 같은 비행기 타고 간다. 대기실에 가기도 한다. 인맥, 연줄을 이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팬질도 체계적이고 지능적이어야 한다는 것. 20년차 팬은 “다양한 분야와 인맥이 있어야 편하게 활동을 할 수 있어서 황금인맥과 잡다한 지식, 컴퓨터 지식이 늘어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팬은 팬 활동을 하면서 잃은 것으로 “일상생활”, “예뻤던 내 세월과 돈”이라고 말했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잃었다고 말했지만 이들은 좋아하는 아이돌을 보는 것으로 큰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전화 통화만으로 눈물을 흘리고 다른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이 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 함께 우는 팬들도 있었고 많은 돈을 투자하며 활동하고 있는 팬들도 있었다. 어느 것이 옳거나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이돌을 향한 이들의 사랑은 놀라웠다.
kangsj@osen.co.kr
tvN ‘고교10대천왕’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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