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JTBC ‘밀회’에서 혜원(김희애 분)처럼 되고 싶은 기획실 직원 안세진으로 분해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보여주고, SBS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정호(유준상 분)에게 당한 부당한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물거품이 된 민주영의 절망을 울림 있게 전달하며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찍은 장소연이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서도 특급 존재감을 뽐냈다.
시종일관 차분한 말투를 유지하며 단아한 매력을 풍겼지만, 자신이 너무나 ‘들이대’ 좋아하는 남자가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고백부터, 그의 마음을 잡으려는 ‘쑥대머리’ 한 자락을 뽑아내고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한 독특한 개인기를 뽐낸 그는 차분하고 침착해서 더 웃기는 반전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장소연은 지난 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서 엄한 아버지의 눈을 피해 연기를 하려고 평범한 ‘서은정’이라는 이름을 마찬가지로 평범한 ‘장소연’으로 바꾸고 활동했다며, 중국에서 먼저 연기 활동을 시작한 독특한 이력을 전했다. 장소연은 중문과 출신답게 중국어 대사를 직접 소화했다고. 중국에서 연기한 경험 외에도 캐나다에서 리포터를 했다는 그는 일본인 여자친구와 사귀었던 영국에서 자란 중국인 남자친구 덕분에 일어와 영어까지 능통해졌다고 전하는 엉뚱함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또 안판석 감독과는 여러 작품을 함께 했지만 수줍음이 많은 성격 탓에 사적으로 연락해본 적 없다고 밝히면서도, 거절당한 남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 ‘쑥대머리’를 선곡해 불러 보이는 끝없는 엉뚱함으로 그에게 궁금증을 갖게 했다. 차분하고 조용한 말투와 많은 말을 담고 있는 듯한 촉촉한 눈빛으로 묘한 분위기를 형성한 그는 방송 초반부터 키가 큰 남자가 좋아 김구라를 안아보고 싶었다는 당찬 고백으로 시선을 끌기도. 또 관상을 본다면서 예쁜 목소리로 4MC들을 쥐락펴락하는 모습이 흥미를 더했다.
그간 ‘라디오스타’는 낯선 배우들이 출연하더라도 게스트에게 적절한 맞춤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와 친밀히 소통할 수 있게 도운 바 있다. ‘라디오스타’가 발굴한 인재가 여럿 있다는 사실이 4MC와 제작진의 역량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방송분 또한 장소연과 박효주, 하재숙, 이미도가 출연한 ‘신스틸러 여배우들’ 편으로 진행됐는데, ‘신스틸러’라는 제목처럼, 이날 출연진들은 시청자가 어디서 많이 본 듯 하지만 이름은 모르겠는, 다소 낯설 수 있는 배우들로 구성돼 의아함을 안겼던 것이 사실. 하지만 ‘라스’ MC들은 이번에도 이 배우들의 매력을 한껏 끌어내 수요일 심야 안방극장에 큰 웃음을 안겼다.
이날 장소연도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짓궂게 물고 늘어지며 놀리는 MC들이 있었기에 더욱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 터. 장소연의 중국어 개그에 함박웃음으로 화답하는 김국진과, 그의 캐스팅 비결이나 연애에 대해 밑도 끝도 없이 농담하는 김구라, 윤종신, 또 허당기 가득하지만 배우라는 공통점으로 진지하게 듣는 자세를 보여 준 윤박 등은 이번에도 또 한 번 시청자가 미처 몰랐던 장소연의 매력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며 앞으로 장소연이 보여줄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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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