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로 한 장면을 훔친 줄로만 알았는데 마음까지 홀라당 가져가 버렸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신 스틸러이자 명품 조연으로 인정받는 데 그쳤지만, '라디오스타'에서 만큼은 누구보다 빛나는 여주인공이었다. 박효주, 장소연, 하재숙, 이미도가 숨겨졌던 장기부터 여배우로서 밝히기 쉽지 않은 연애담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한껏 매력을 발산했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이하 라스)는 신 스틸러 특집으로 꾸며지며 박효주, 장소연, 하재숙, 이미도가 출연했다. 박효주는 여형사계의 1인자, 장소연은 비서계의 군계일학, 하재숙은 귀요미 마스코트, 이미도는 스펙트럼이 넓은 카멜레온이라는 말로 수식됐다. 한마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넘치는 매력을 소유했다.
통틀어 6번의 형사를 연기했다는 박효주는 영화 '완득이'에서 술을 마시며 김윤석과 서로 관심을 표하는 모습을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꼽으며 "(그 장면을 찍으며)연기하는 게 정말 재미있다고 느꼈고 덕분에 '청룡영화제'에서 노미네이트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영화 '추격자'와 드라마 '추적자'에서도 모두 형사 역할을 맡았다.
더불어 '타짜2'에서 마담 역할로 섹시한 매력도 드러냈다. 박효주는 이날 김국진에게 자신이 연기했었던 섹시한 대사를 치며 남자친구의 마음을 훔친 애교를 보여줬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포항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훈남'. 그녀는 "남자친구는 저만 보면 웃는다"면서 특유의 눈웃음을 자랑했다.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유준상과 호흡을 맞춘 장소연은 그와 이야기를 나눌 때 감정을 꾹 누르고 참다가 사표를 내겠다고 말하면서 씩 웃는 장면을 베스트 신으로 꼽았다. 그는 "이 장면이 포털의 메인 동영상에 올라서 기뻤다"고 말했다. 그녀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에 능통했고 편찮으신 어머니 때문에 수화도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해외에 자주 거주했던 장소연은 외국어에 능통한 재원. "중국 남자를 사귀었었는데 일본어로도 이야기하면서 언어를 습득하게 됐다"면서 의외의 적극성을 드러냈다. 좋아하는 남자에게는 들이대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하며, 현재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사귀는 사이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무대에 올라 판소리 '쑥대머리'를 부르는 4차원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개그우먼 이국주와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는 하재숙은 베스트 신 스틸로 드라마 '연애시대' 중 프로레슬러이자 손예진의 친구로 등장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한 장면을 위해 3달 동안 레슬링을 배웠고 대역 없이 촬영했다고. 이어 '보스를 지켜라'에서도 프로레슬러 캐스팅되는 호사가 이어졌다고 했다.
하재숙은 "곧 운동을 많이 하는 영화 '국가대표2'에 출연을 앞두고 있다"며 체력을 관리 중이라고 밝혔다. 스쿠버다이빙이 취미인 그녀는 매일 할 정도로 동해를 자주 찾는다고도 말했다. 그녀에게도 사귄 지 2년 정도된 남자친구가 있다. 내년 초께 결혼을 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솔직한 매력녀 이미도는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 중 김혜자를 배신하고 레시피를 가져가는 장면을 베스트로 꼽았다. 그는 이어 애절-애교-공포 각각 3단계의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천의 얼굴을 보여줬다.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고모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면서 "그래도 요즘은 관리를 받아서 예뻐졌다"고 자랑했다.
그녀 역시 6개월 간 좋은 감정으로 만나는 남자친구가 있다고 고백했다. 오랫동안 연애를 안 했었기에 지금의 남자친구가 꿈꿔왔던 스타일이라고 부끄러워했다. 결혼까지는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양가 부모님에게 인사를 하고 허락을 받은 상태라는 것. 이날 그는 다양한 개인기로 4명의 MC를 들었다놨다 했다.
네 사람은 무명 배우로 살며 수입이 좋지 않았던 시절을 고백하면서 눈시울이 촉촉하게 젖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분위기를 급반전해 노래를 했고, 춤까지 추며 분위기를 띄웠다. 특히 이미도는 나래이터 모델을 흉내내면서 머리를 사정 없이 흔드는 엽기 댄스로 웃음을 자아냈다.
방송을 보면서 입가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어디 숨어있다가 이제 나타났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력이 넘치는 그녀들이었다. 연기는 기본이고, 극과 극을 넘나드는 팔색조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신 스틸러도 좋지만 이제는 조연을 뛰어넘는 주연으로 자리잡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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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