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과장된 표현인 줄 알았는데, 크러쉬는 명성대로 ‘차트 이터’였다. 신곡 ‘오아시스’로 차트를 씹어 먹고 있는 중. 여름을 정조준하고 컴백한 걸그룹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던 차트는 크러쉬의 등장으로 완전히 뒤집어졌다.
크러쉬는 9일 정오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새 싱글앨범 ‘오아시스(Oasis)’를 발매하고, 동명의 타이틀곡 ‘오아시스’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발매 직후 이 곡은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을 비롯해 지니, 엠넷 등 주요 음원사이트에서 1위에 올랐다. 타 음원사이트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하며 소녀시대, 걸스데이, 씨스타, AOA 등 강력한 걸그룹들을 제치고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곡 제목처럼 크러쉬의 신곡은 뜨거운 여름 걸그룹 대전 남성 가수들의 기근 속에 목마름을 축여주는 ‘오아시스’였다. 그간 블랙 뮤직을 기반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선보여온 크러쉬. 이번 앨범에서도 돋보이는 특유의 감성을 꽤나 잘 녹여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오아시스’는 힙합 R&B 장르의 곡. 이상형인 여인을 오아시스에 빗대어 그녀의 매력에 반해 헤어 나올 수 없다는 내용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808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브릿지에서 하프타임으로 떨어지는 템포가 포인트. 레트로 풍의 비트에 뜨거운 사랑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가사가 더해져 세련된 느낌을 더한다.
특히 블락비 지코와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폭발적이다. 크러쉬 특유의 음색으로 만들어지는 감성적인 분위기에 지코의 거침없이 내뱉는 남성적인 스타일 래핑이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다. 후반부에 짧게 더해지는 자이언티의 목소리도 반갑다.
반복되는 ‘O A She's mine O A She's mine’이라는 가사는 이 곡을 한 줄로 소개하는 것 같은 느낌. 센스 넘치는 펀치라인으로 곡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한 번에 압축해 표현한 점이 놀랍다. ‘광주 출신 아니지만 전라 도 환영’이나 자이언티의 ‘꺼내먹어요’ 가사를 패러디한 ‘하고 싶죠 하고 있는데도 하고 싶을 거야’ 등의 가사도 재미있는 포인트다.
크러쉬는 앞서 ‘가끔’을 시작으로 ‘허그 미(Hug Me)’, ‘소파(Sofa)’는 물론 자이언티와 함께 부른 ‘가끔’으로 음원차트 1위를 휩쓰는 등 좋은 성적을 냈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OST ‘잠 못드는 밤’까지도 순위권에 올려놓은 바다. 적극적인 홍보나 프로모션 없이 음악만으로 거둔 성과들이기에 더욱 값지다.
이번 신곡 ‘오아시스’로 한 번 더 입증했다. 크러쉬는 진짜 ‘차트 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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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뮤직비디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