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 100회, 변화의 기로에 서다[100회①]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5.07.10 06: 50

‘마녀사냥’이 어느새 100회를 맞았다. ‘마녀사냥’은 JTBC 예능 부흥기를 이끌었을 정도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올드’한 이미지였던 JTBC에 ‘젊은’ 분위기를 불어넣으며 20~30대 시청자들을 끌어들인 주인공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예전 같지 않고 시청자 게시판에는 악플이 가득하다.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013년 8월 2일 방송을 시작한 ‘마녀사냥’은 당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19금 코드를 내세워 방송된 ‘마녀사냥’은 첫 회부터 그야말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공중파에서는 금기시됐던 19금 이야기를 대놓고 풀어놓은 것은 물론 시청자들의 고민을 함께 푸는 방식으로 첫 방송부터 대박을 터뜨렸다.
‘마녀사냥’은 금기와도 같았던 성 얘기를 파격적으로 다뤘고 큰 인기를 끌면서 지상파와 케이블에 그와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마녀사냥’ 같이 ‘쎈’ 토크들이 주를 이루는 프로그램들은 속속 등장했지만 단순히 수위 높은 토크들을 쏟아내는 데 집중해 생명력이 길지 못했다.

그에 반해 ‘마녀사냥’은 시청자들의 사연을 바탕으로 남녀의 성에 관한 이야기를 매끄럽게 끌고 가며 시청자밀착형 예능의 면모를 보여줬다. ‘그린라이트’, ‘낮져밤이’ 등 재미있는 용어들을 탄생시켜 연애 트렌드를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마녀사냥’이 방송된 지 1년이 지난 후부터 시청자들이 변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프로그램 특성상 포맷에 크게 변화를 줄 수 없는 토크쇼의 경우 시청자들이 출연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진행 패턴에 익숙해지면서 집중도가 떨어진다. 그때부터 ‘지겹다’, ‘재미없다’라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한다. ‘마녀사냥’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곧 시청률로 이어졌다. 한때 시청률 3%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던 때가 있었지만 요즘엔 1%대 초반을 기록하고 있다.
시청률이 하락하면서 제작진은 변화를 시도했다. 2부 코너 ‘그린라이트를 꺼줘’를 폐지한 것. 코너가 폐지되면서 ‘마녀사냥’을 함께 시작했던 패널 곽정은, 한혜진, 홍석천이 하차했다. ‘마녀사냥’으로서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시청자들은 갑작스러운 코너폐지 소식에 항의했다. 사연자들이 직접 스튜디오에 나와 MC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며 시청자들과 좀 더 소통할 수 있는 ‘너의 톡소리가 들려’라는 새로운 코너를 선보였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김민지 PD가 ‘마녀사냥’으로 돌아온 후 사연자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스튜디오에서 MC들과 얘기하고 방청객들이 함께 단체 카톡을 하며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변화를 주긴 했지만 시청자들의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술자리에서 수다 떨 듯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마녀사냥’의 매력을 더욱 극대화하거나 새로운 매력을 더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한 상황과 맞닥뜨렸다.
제작진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이에 ‘마녀사냥’은 지난 6일 100회 특집 녹화에서 ‘자아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100회를 축하하는 것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의 비난과 비판을 모두 살펴보며 진지하게 고민했다.
김민지 PD는 “‘마녀사냥’의 현주소에 대해 얘기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제작진도 인지하고 우리가 알고 있다는 걸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려고 그런 시간을 마련했다. 100회 특집 녹화에서 솔직한 얘기들이 오갔다”며 “유지를 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다음 목적을 위해 어떤 걸 해야 하는 건지 고민하고 있다. 다른 금기를 깨야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하나의 목적은 가지고 가야할 것 같다. 녹화에서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에 대해 얘기했다. 한때 ‘마녀사냥’과 같은 프로그램들이 붐처럼 생겼다가 없어졌지만 ‘마녀사냥’은 남았기 때문에 존재의 이유가 있는데 존재의 이유가 있으면 이대로 가는 거고 다른 욕구가 있으면 여기에 뭔가 추가해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마녀사냥’이 시청자들의 비판 속에서 이원생중계를 실시간 중계로 바꾸고 또 이원생중계를 없앤 것에 이어 ‘그린라이트를 꺼줘’도 폐지하고 ‘너의 톡소리가 들려’를 선보이는 등 끊임없이 노력한 건 사실이다. 시청자들의 입맛을 100%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하지만 제작진은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부흥기를 맞을 수 있길 기대한다.
kangsj@osen.co.kr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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