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엽과 김일중 아나운서 콤비가 후포리와 안방극장 양쪽에 웃음을 안겼다. 두 사람 모두 190cm가 훌쩍 넘는 거인판 '톰과 제리'였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자기야-백년손님'(연출 민의식 김영식)에서는 지난주 민화투 설욕전을 위해 또 한 번 판이 벌어진 후타삼 3인과 사위 3인의 '화투짝 맞추기'와 윷놀이 모습이 그려졌다. 이 와중에도 현주엽과 김일중의 묘한 신경전은 이어졌다.
김일중 아나운서는 시종 '깐죽 모드'를 풀가동하며, 현주엽의 신경을 긁었다. 마냥 사람 좋은 인상으로 '허허허' 웃는 현주엽은 "카메라가 꺼지면 보자"는 말로 김일중을 협박해 웃음을 안겼다. 물론 김일중은 "집에 갈때까지 카메라 팔로우를 부탁한다"는 말로 이를 맞받았다.
시골을 찾은 사위들의 리얼한 모습은 그 자체 만으로 매번 다양한 웃음을 안겨준다. 특히 '후포리 남서방' 남재현 원장의 경우 특유의 구수한 매력이 편안함을 줬던 터. 하지만 여기에 더해진 현주엽-김일중 콤비는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전직 농구선수 출신이자 195cm라는 어마어마한 장신을 자랑하는 현주엽, 그 옆에 191cm 김일중 아나운서는 현주엽의 덩치와 압박에 왠지 왜소해 보일 지경이다.
게다가 두 사람이 함께하는 인터뷰는 단순 그 투샷만으로도 보는 이에게 웃음을 유발하는 특유의 마력(?)을 지닌다. 여기에 두 사람이 진지한 표정으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멘트들은 흡사 Mnet '쇼미더머니'에 참가하는 살벌한 래퍼들의 디스전에 견줘도 될 정도.
매번 본전도 못 찾으면 덤비는 김일중 아나운서의 무모함과 이를 덤덤하게 철벽 방어하는 현주엽의 모습이 웃음 포인트다. 하지만 또 여기에 열받아 격하게 반응하는 순간의 현주엽도 볼거리다. 결국 어제 인터뷰 촬영이 끝난 찰나 목을 움켜쥐던 현주엽의 모습은 마지막까지도 안방극장에 웃음을 안겻다.
스포츠맨 출신 특유의 진지함으로 예능에 다소 밋밋했던 현주엽의 캐릭터가 '예능감'과 '깐죽거림'을 모두 지닌 SBS 대표 아나테이너 김일중을 만나 제대로 시너지를 낸 격이다. 아마도 후포리를 뒤로 하고 떠난 진격의 '톰과 제리' 콤비가 그리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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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백년손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