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최현석과 배우 차승원. 이 두 사람은 180cm를 훌쩍 넘기는 큰 키와 여심을 홀리는 매력적인 페이스 외에도 공통점이 꽤 많다. '요리'로 2015년 상반기 방송계를 가장 핫하게 달군 남성들이라는 점과 40대(차승원은 70년생, 최현석은 72년생)를 대표하는 미중년, 그리고 가족을 자신보다 더 아끼는 모습 등이 그렇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엘본 더 테이블에서 OSEN이 직접 만난 최현석 총괄 셰프 역시 차승원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자, 목소리에 생기가 도는 듯했다. 나영석 PD의 '삼시세끼-어촌편' 시즌2에 대한 이야기가 한창인 때인지라 이는 더 흥미를 돋웠다.
"'삼시세끼-어촌편'(tvN)에서 차승원 씨를 봤을 때 정말 깜짝 놀랐어요. 상상조차 못했던 결과물이 나왔거든요. 사실 칼질하는 걸 보고 요리를 많이 안 해본 사람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이후에 만들어 낸 결과물을 볼 때마다 속으로 '와'하고 감탄했어요. 빵을 구울 때나, 짬뽕을 만드는 포인트들은 있어요. 그런데 그런 이론적인 것들보다 그냥 차승원 씨 모습을 보고 있으면 집중이 돼요. 너무 재밌게 봤고, 만든 음식들을 먹어보고 싶었죠."
최현석이 본 것은 비단 차승원이 만재도에서 '요리'를 하는 모습 만은 아니었다. 차승원의 삶, 패션, 라이프 스타일 등 그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적잖은 관심을 내비쳤다. 이는 아마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40대 남성으로서의 공통된 심정일 터.
"어릴 적부터 남자가 제일 멋있는 나이는 마흔부터라고 생각했어요. 말하자면 차승원 씨는 그 표본과도 같은 사람인 거죠."
큰 관심을 집중시키는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를 비롯해, 대세 백종원 셰프와 심사위원 호흡을 맞추고 있는 tvN·올리브TV '한식대첩3', 그리고 KBS 2TV '인간의 조건3'까지, 현재 최현석이 고정으로 출연하는 TV프로그램만 무려 3개다. 본업이 방송인이 아닌 그로서는 자신이 총괄 셰프로 있는 엘본 더 테이블을 비롯해 요리 개발, 강의 등에 시간을 더 쏟아야 한다는 마음 탓에 '더 이상의 방송 출연은 자제하고 싶다'는 게 솔직한 바람이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회가 닿는다면 차승원과의 방송 출연에 대한 마음은 꿈틀댔다.
"요리할 시간이 부족하니 (방송을) 줄이려고 노력 중이에요. '삼시세끼-어촌편' 시즌2가 아니더라도 차승원씨와 뭔가를 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일단 평균 신장이 맞잖아요.(웃음) 의외의 유머감각도 있으시던데, 제 유머에 영혼이 털리는 분이 됐으면 좋겠어요. 어떻게든 친해지고 싶습니다.(웃음)"
키 말고도 외모에서도 밀리지 않을 투샷이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건네자 이날 인터뷰 중 가장 크게 손을 내저으며 격한 부정을 했다.
"키가 190cm라서 주변에서 '모델'을 하라는 권유도 있었거든요. 정말 그럴 수 있을줄 착각했어요. 근데 한 번은 기회가 생겨서 진짜 모델들과 함께 사진을 찍게 됐는데, 사진 속에 오징어가 있더라고요. 달라요. 유전자가 다릅니다.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은 그들만의 필드가 분명히 있어요. 전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어야죠. 요즘엔 '잘 생겼다'는 말을 듣는 셰프들도 늘었어요. 그렇지만 확실히 해야해요. 그건 '요리를 했기 때문에' 잘 생겨 보이는 거죠."
지금 대중의 인기를 얻고 있는 자신 역시도 결국 언젠가는 인기가 모두 사그라질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스타병', '연예인병'은 걸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덧붙이면서.
"(인기는) 오래 갈 수도 있고, 금방 떨어질 수도 있어요. 올라가는 게 있으면 당연히 내려오는 게 있죠. 반드시 있어요. 어차피 우리 셰프들은 본업이 요리예요. 한때는 지금의 상황이 유지 안 되면 어쩌나 하는 스트레스도 있었어요. 지금은 그걸 극복하고, 즐기고 있는 상태죠. '스타병'이요? 태생이 힘들게 살아놔서 그런지, 그저 많이 알아봐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고마워요. 굶지 않는 인생에 감사하며 살고 있죠. '스타병'에 걸릴 일은 없어요. 요리사니 요리로 승부할게요. '인기'가 아니라요. 필드에서는 '허셰프'가 아닌 요리에 미친 '크레이지 셰프'로 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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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