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동방신기 심창민이 소녀들의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들었다. 조선시대 훈훈한 선비의 매력을 물씬 풍기며 여심을 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심창민은 MBC 수목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극본 장현주, 연출 이성준)에서 현조를 이어 왕위를 이어받을 이윤을 연기한다. 하지만 그는 왕권 계승에는 영 관심이 없고 기방에 드나들며 술을 마시고, 기생들과 어울리길 좋아하는 여색에 빠진 세자다. 예술적 혼이 가득해 그림을 그리고 책을 쓰는 것을 즐긴다. 한마디로 재능과 잘생긴 외모로 기생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매력남이다.
지난 9일 방송된 2회에서는 이윤의 매력이 극대화됐다. 남장여자 책쾌 조양선(이유비 분)에게 첫 눈에 반하는 모습이 그려지며 앞으로 뱀파이어 선비 김성열(이준기 분)과 세 사람이 삼각관계에 빠질 것을 예감케 했다.
이윤은 양선의 눈빛과 목소리를 어릴 적 진과 필갑을 나눈 절친한 벗, 진이로 오해하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윤은 양선에게서 옛 친구의 모습을 본 것. 이윤은 진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양선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갔다. 이윤은 그에게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여줬다.
앞서 양선은 여인보다 아름다운 음석골 선비 김성열을 만나 마음을 빼앗기며 그에 대한 숨길 수 없는 흠모의 정을 표출했다. 성열 역시 양선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향취를 느끼며 관심을 갖고 있다. 실타래처럼 얼키고 설킨 세 사람의 로맨스가 어떻게 그려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윤은 아버지이자 만백성의 성군이 될 부친 사동세자가 역모죄로 임금 현조(이순재 분)에 의해 죽었다고 믿고 있다. 이에 할아버지 현조에게 감정을 갖고 반항하는 중. 보란 듯이 기방에 드나들며 눈밖에 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을 "폐위시켜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사동세자는 임금도 노론 세력도 아닌 흡혈귀(이수혁 분)에게 죽임을 당했다. 그가 귀가 가지고 있던 정현세자비망록을 훔치려 하자 역모죄를 뒤집어 씌우며 세상을 떠나게 만든 것. 성열과 함께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세상'을 꿈꾸며 귀를 물리칠 이윤의 모습이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심창민은 이윤이 지닌 아버지와 친구에 대한 그리움과 양선에 대한 호기심을 풍부한 감정 연기로 표현하며 배우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동안 드라마 '미미' '파라다이스 목장' '아테나:전쟁의 여신 등을 통해 차근차근 쌓아온 연기가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7일 열린 '밤선비' 제작발표회에서 이성준 PD는 "심창민이 작가와 전작을 했는데 그 때부터 그의 연기를 눈여겨봤다"고 그의 가능성을 칭찬한 바 있다.
사극이라는 어려운 장르에 도전장을 내민 심창민, 선비의 기품을 살리기 위해 톤을 낮추고 진지함을 강조한 심창민의 얼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앞으로 그가 그려나갈 캐릭터 이윤에 대한 기대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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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선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