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드라마 '복면검사'가 권선징악으로 마무리됐다. 눈물의 용서 대신, 부모의 악행을 자식들이 직접 처단하는 모습은 신선하기도 했다. 하지만 촘촘하지 못했던 전개는 시청자의 몰입도를 깨뜨리며 저조한 시청률 속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8일 종영한 '복면검사' 마지막회에서는 생모인 지숙(정애리 분)을 파멸로 이끄는 대철(주상욱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대철은 끝까지 죄를 뉘우치지 않는 지숙의 모든 것을 빼앗으며 그를 눈물 쏟게 했다. 민희(김선아 분)는 생부인 상택(전광렬 분)과 대치했다. 상택은 마지막 순간 민희와 총을 겨눴고,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을 거뒀다. 이들은 각각 자신의 부모를 처단했다.
대철 또한 복면을 쓰고 저질렀던 폭력에 대한 죗값을 받았다. 대철은 2년 뒤 리나(황선희 분)의 사무실에서 사무장으로 일하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고, 아버지의 누명도 벗겼다. 긴 시간 개인의 복수를 통해 정의를 실현하려던 두 남녀는 세상을 조금 더 밝게 만들며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하지만 '복면검사' 시청률은 신통치 않았다. 10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9일 방송된 '복면검사' 마지막회는 전국 기준 시청률 6.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5.9%)보다 1.0% 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지난 5월 20일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6.8% 시청률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줄곧 5%대 시청률에 머물렀다. 이는 '복면검사'가 초중반 끌어간 이야기에 속시원한 복수도, 영웅의 달콤한 로맨스도 제대로 담겨있지 않아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에 흥미를 잃고 채널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복면검사'는 법 대신 주먹을 택한 검사의 활약을 그려냈지만, 통쾌한 한 방을 보여주지 않는 더딘 전개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복면을 쓴 검사 대철이 법의 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기득권의 악행을 밝혀내고,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과정에서는 복면을 쓴 검사의 영웅적인 활약에서 비롯되는 통쾌함보다는 애잔함이 더욱 부각됐다. 또 주상욱, 김선아 등 로코킹, 로코퀸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좀처럼 발전하지 않던 이들의 로맨스가 시청자에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후속으로는 오는 15일부터 정재영 송윤아 장현성 등이 출연하는 '어셈블리'가 방송된다. 무식해서 용감하고, 단순해서 정의로운 용접공 출신 국회의원 진상필이 '진상남'에서 카리스마 '진심남'으로 탈바꿈해가는 유쾌한 성장 드라마다.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국회'의 세세한 이면과 '정치하는 사람들'의 사실감 넘치는 에피소드들을 통해 한국 정치의 단면을 가감 없이 그려낼 것을 예고하고 있다.
jykwon@osen.co.kr
'복면검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