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장윤정 ‘후계자’, 왜 트로트의 부활을 바라냐고?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7.11 06: 55

힙합, 댄스 음악이 주류인 현재, 트로트의 부활을 알리겠다고 나선 프로그램이 있다. KBS 2TV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트로트 부활 프로젝트 후계자'(MC 장윤정 도경완)가 그것. 그리고 이날 방송된 ‘후계자’에서는 트로트가 언제나 우리의 곁에서 희로애락을 노래하며 따뜻한 위로를 안기고 있었음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 유행에 밀려 예전처럼 TV에서 자주 접할 수는 없지만, 트로트는 골목 어디에서나 정겹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지난 10일 방송된 '후계자' 1회에서는 찾아가는 오디션이 진행됐다. 강남, 리지, 옴므 등은 전국 11개 도시, 총 3천km에 달하는 거리를 직접 달려 공군기지, 재래시장, 학교, 회사 등을 찾아가 오디션을 치르며 트로트 능력자들을 발굴해냈다. 특히 시장통을 누비는 MC들의 모습이 인상적. 부동산, 정육점 등에서 펼쳐진 즉석 오디션에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시민들의 발걸음이 줄을 이었다. 갑자기 마이크를 들이밀어도 트로트 한가락씩은 구성지게 뽑아낼 줄 아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잔치 분위기를 만들며 흥과 한을 쏟아냈다.
이처럼 MC들이 발로 뛰며 찾아낸 ‘후계자’의 후보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무대에 올라 노래했다. 유독 아기 같은 목소리로 시선을 끌던 20대 초반 참가자가 노래가 시작되자 깊은 한의 정서를 내뱉는 모습이 감탄을 자아내는 등, 참가자들의 노래는 예심전임에도 놀라운 몰입도를 발휘했다. 이처럼 하나의 노래로 듣는 이들에게 저마다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한 것은 트로트가 품은 공감 가는 이야기의 힘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트로트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힘을 지닌 장르이지만, 유행 흐름에서 밀려났다는 이유로 저평가되는 것이 사실. 이런 가운데 방송된 ‘후계자’는 많은 이들이 여전히, 꾸준히 즐겨 부르는 트로트의 부활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줘 다음회를 기대하게 했다. 전국민의 노래장기자랑 프로그램인 ‘전국 노래자랑’의 예심에서 최근 가장 많이 불리는 노래가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사실도 이 프로그램에 힘을 싣는 부분이다.
반면 지난해 케이블채널 Mnet ‘트로트엑스’가 ‘슈퍼스타K5’ 최종회 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퇴장했음에도, 트로트의 부활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 프로그램이 고민하고 보완해야할 지점이다. 당시 최종회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됐던 '트로트엑스' 톱8의 경합은 30년간 무명가수로 힘든 세월을 보냈던 나미애의 우승으로 끝이 나며 큰 감동을 안겼지만 방송이 끝난 후 대중들의 트로트에 대한 관심은 금방 사그라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부작 예능프로그램 '트로트 부활 프로젝트, 후계자'는 오는 17일 오후 9시 15분에 최종회가 방송된다.
jykwon@osen.co.kr
‘후계자’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