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이 100회를 맞아 시원하게 ‘셀프까기’를 했다. 시청자들의 악플을 직접 읽으며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고 빅데이터 전문가까지 불러 현재 ‘마녀사냥’을 진단했다. 100회를 축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녀사냥’은 지금의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했다. ‘마녀사냥’의 솔직한 자아성찰이 시청자들을 속 시원하게 해줬다.
지난 10일 방송된 JTBC ‘마녀사냥’은 100회 특집으로 꾸며졌다. 1부는 네 MC 신동엽, 성시경, 허지웅, 유세윤을 대상으로 ‘우리끼리 어워드’와 ‘너의 욕소리가 들려’라는 타이틀로, 그간 프로그램과 관련해 나온 악플들을 MC들이 직접 읽고 대화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2013년 8월 2일 방송을 시작한 ‘마녀사냥’은 어느 덧 100회를 맞아 JTBC 예능 중 장수프로그램 자리에 올랐다. 이제 내달이면 방송 2주년을 맞는다. 이날 MC들은 100회 특집 녹화 전 감회를 전했다. 다들 오랜 시간 ‘마녀사냥’을 이끌어 간만큼 100회를 맞는 이들의 심경은 남달랐다.
‘마녀사냥’이 한때 방송계는 물론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신드롬을 일으켰을 만큼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요즘은 ‘예전만 못하다’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MC들은 오프닝에서 과거를 돌이켜보는 시간 후 성시경은 “막방인가?”라고 했고 허지웅은 “생산적인 해체라는 말도 있듯이 화려하게 하고 끝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한 마디 했다. 신동엽은 “박수칠 때 떠나는 게 좋다”고 말하자 성시경은 “떠날 때 박수가 나면 좋지”라고 말했다. 이에 유세윤은 “타이밍이 늦었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우리끼리 어워드’는 잠깐의 재미였고 시청자들의 악플과 빅데이터를 통해 ‘마녀사냥’의 문제점, 현실을 짚었다. 특히 신동엽은 “우리가 예전보다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느낄 수 있다. 좀 더 자극적이고 신선한 걸 하면 안되나라고 원하는 듯하다”고 밝혔고 허지웅은 “비슷한 얘기를 신동엽 씨가 30회 때쯤에 했다”고 말했다. 지금의 ‘마녀사냥’은 MC들이 모두가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시청자들의 악플은 생각보다 ‘셌다’. “‘마녀사냥’ 아직도 하냐”, “날아올라라 주작이여”, “혼전 성문화나 부추기고”, “이런 쓰레기 같은 프로그램”, “노잼사냥”, “진짜 여기는 동물의 왕국이네” 등 자주 봤던 댓글을 공개했다. 그리고 일부 시청자들은 공감하고 있는 반응이기도 했다. 그리고 MC들은 시청자들의 악플에 대해 반박과 공감을 했다. ‘주작’이라는 것에 대해 시청자들의 ‘센’ 사연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낼 수 없어 작가들이 좀 더 순화해서 방송에 내보낸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이 등장해 ‘마녀사냥’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을 내놨다. 송길영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마녀사냥’이 “특정한 단어의 뉘앙스를 바꾼 훌륭한 프로그램”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시청률과 언급량 그래프 분석에서 송길영은 “언급량이 시청률보다 선행하는 프로그램”이라며 “가장 큰 금기인 성적표현 금기를 깨뜨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곧 요즘 ‘마녀사냥’의 상황을 전했다. 송길영은 ‘마녀사냥’ 시청률이 크게 변함이 없지만 언급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걸 전하며 “이대로 가면 시청률이 떨어진다”고 말했고 이제 ‘마녀사냥’은 20대의 현실을 공감하며 얘기하던 프로그램에서 판타지만 남은 프로그램이 됐다는 것, MC들이 예전에는 센스있는 형들, 오빠들이었지만 이젠 충고를 하는 어른들이 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마녀사냥’이 위기의 상황인 것만큼은 확실했다. MC들과 제작진도 공감하고 있는 데이터가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적극적으로 빅데이터 전문가까지 섭외하며 지금의 현실을 직시하고 시청자들의 악플까지 직접 읽으며 자기반성을 한 ‘마녀사냥’. 이를 바탕으로 변화를 선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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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마녀사냥’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