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깨달은 점이 많았어요. 여러분들이 좋아해주셨던 저희 모습 잊지 않겠습니다.” 걸스데이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초심으로 돌아갔다. 이번 사건으로 걸스데이는 한층 더 성숙해지고 단단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적절한 시기에 겪은 성장통은 자신들을 돌아볼 계기를 제공했으며, 앞으로의 활동에 자양분이 될 전망이다.
걸스데이에게 분명 필요한 과정이었다. 2010년 데뷔 이후 조금씩 성장해오던 이들은 주목받지 못했던 힘든 시기를 거쳐 지금은 ‘스타’ 반열에 올라있다. 그룹으로서는 물론, 멤버 개인의 인지도도 상위권이다. 각종 예능은 물론 드라마에서도 맹활약했고, 음악적으로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 마음이 들뜨고 자신감이 충만해질 타이밍에 겪은 이번 ‘사건’은 자신들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마음을 다잡게 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앞서 걸스데이가 지난 7일 방송인 최군이 진행하는 아프리카TV 인터넷방송 ‘최군TV’에 출연했다. 그런데 방송을 시청한 이들 중 일부가 ‘멤버들이 최군에게 무례하게 대했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한 것. 일부 시청자들은 ‘무성의한 태도로 방송에 참여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후 피해자로 지목된 최군은 자신의 방송 페이지에 글을 게재,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걸스데이가 정말 재밌게 해줬다. 내가 무시당했다거나 그런 건 없었다”고 여러 차례 해명했다. 걸스데이 또한 지난 10일 오후 즉각 프로그램에 재출연해 시청자들 앞에 고개를 숙이며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쉽지 않았을 선택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지적들이 나오고, 의도치 않았던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논란이 불거졌던 방송에 재출연해 고개를 숙인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걸스데이는 자신들의 행동으로 오해가 빚어지자 즉각 사과하고 논란을 정면 돌파하며 진정성을 보여줬다.
이날 방송에서 진행자인 최군은 먼저 “진행자인 나도 진행하는데 있어서 미숙했다. 생방송 댓글들을 보면서 잡아내야 할 건 잡아내고, 불편한 점은 캐치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미흡했다”고 공식 사과하며 “오늘 음악방송을 끝내고 걸스데이가 왔다”고 소개했다.
이날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 2TV '뮤직뱅크' 촬영을 마치고 곧바로 방송에 참여한 걸스데이는 겸허한 표정으로 화면에 등장해 시청자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멤버 소진은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기분 좋은 방송을 보고 싶었을 시청자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는 것에 대해서 죄송하다고 생각한다”며 “걸스데이도 이번 방송을 통해서 느낀 점이 많았다. 앞으로 걸스데이는 늘 밝고 에너지 있고 항상 열심히 하되, 매사에 신중하고 주의하는 모습을 보이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말한 뒤 재차 고개를 숙였다.
또한 멤버 민아는 “앞으로 더 말에 조심하는 걸스데이 되겠다. 앞으로 저희 더 노력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으며, 혜리는 “정말 이번 방송으로 깨달은 점이 많았다. 더욱 집중하고 밝은 모습, 여러분들이 저희 좋아해 주셨던 모습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로 비난 여론은 어느 정도 수그러든 상황이다. 걸스데이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마음을 다졌다. 이번 ‘위기’를 통해 좀 더 높은 곳으로 오를 수 있을까. 다시 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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