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부를 믿고 악행을 이어가는 천호진과 가진 건 없지만 청춘의 패기로 그에게 달려드는 이준혁의 싸움이 본격화됐다. 돈으로 사람의 마음까지 사는 천호진 앞에 진실과 정의를 무기로 맞서는 이준혁은 이 길고 긴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지난 11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에서는 베스트 글로벌 주주총회에서 태수(천호진 분)의 악행을 모두 밝히는 지완(이준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지완은 태수가 베스트 글로벌 전신인 태우산업 상준의 재산을 모두 가로채 이 회사를 세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태수는 “증거 없는 비방”이라고 말하며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
또 태수는 지완이 신입 시절 현도(이상엽 분)의 실수를 떠맡아 해결했던 일과 그에게 신제품 설계서 유출 누명을 씌웠던 일을 다시 언급하는 치졸함을 보이면서 “해고된 게 그렇게 억울했냐. 이런 자리에서 유언비어를 퍼트릴 만큼”이라고 그를 비난했다. 지완도 “앞서 신제품 설계서가 유출되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냐. 그 답변이 거짓말이냐 지금이 거짓말이냐. 어느 쪽이 거짓말이든 회장님은 얼마든지 주주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맞섰다.
이들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태수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이용해 지완을 공격했다. 그는 법무팀에게 지완에게 적용할 수 있는 모든 죄목으로 그를 고소, 고발하라고 지시했고 그가 가진 재력으로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는 증거를 없애갔다. 또 지완을 도와주는 재철(정원중 분)을 찾아가서는 새로 설립한 회사를 망하게 하겠다는 협박으로, 거래 기록이 적힌 수첩을 넘기고 지완의 편에서 증인을 서지 말라고 압력을 넣는 모습으로 보는 이를 경악하게 했다.
이처럼 태수가 지완을 망가뜨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지완이 가진 것은 진실과 사람들이다. 지완은 진실을 밝혀 정의를 구현하려는 사람들과 함께 태수에 맞서려 하지만 변호사를 선임하기 조차 버거운 소시민으로서는 힘든 것이 사실. 하지만 지완은 특유의 총명함과 담대함을 바탕으로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어, 그가 태수를 무너뜨릴 한 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태수의 아들 현도가 지완의 편에 서 태수를 설득하고 있어, 가족이라면 끔찍한 태수의 마음이 흔들릴지도 관심을 끈다.
천호진은 극에 갈등을 유발하는 악인으로 등장해 눈에서 불이 뿜어져 나올 것만 같은 카리스마로 무게감을 담당 중이다. 천호진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걸어온 태수가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인생을 지켜내기 위해 발악하는 모습을 날 선 연기로 그려내고 있어 시청자를 분노케 한다. 이준혁 또한 지완이 그간 보였던 답답했던 인상을 걷어내고 적극적으로 극의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어 다음회를 기대하게 했다.
‘파랑새의 집’은 시련을 극복해 나가는 청춘들의 성장과 혈연을 뛰어넘는 가족의 확장을 담아낸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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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의 집’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