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미생들의 두 번째 기회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안정환, 이을용, 이운재, 최진철 등은 한 번의 실패를 경험한 도전자들에게 다시 한 번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주기 위한, 이들의 인생을 건 오디션을 시작했다.
11일 방송된 KBS 2TV 새 예능프로그램 ‘청춘FC 헝그리일레븐’에서는 안정환과 이을용이 공동 감독을 맡은 ‘청춘FC’가 테스트를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2천여 명이 넘는 지원자 가운데 500여 명을 추려 테스트를 시작했다. 특히 이을용, 이운재, 최진철, 신태용 등을 직접 섭외하며 열의를 보인 안정환은 구수한 입담을 뽐내면서도 도전자들을 볼 때는 날카로운 눈빛을 빛내는 모습으로 보는 이를 함께 몰입하게 했다.
특히 ‘청춘FC’는 인생을 건 오디션이라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에 걸맞게, 가벼운 웃음보다는 담백한 시선의 카메라를 통한 진지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어려운 가정형편과 뜻밖의 부상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축구를 포기해야 했던 도전자들의 가슴 찡한 사연은 의지와는 상관없이 도태될 수밖에 없었던 젊은이들의 아픔을 그려냈다. 또 축구를 포기했음에도 여전히 가슴 한구석에 열정을 지닌 이들은 축구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줘 감동을 전했다.
또한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력과 실력은 별개. ‘청춘FC’는 기회란 준비된 자에게만 마련된 것이라는 사실을 또 한 번 알려줬고, 좌절하기에는 아직 뜨거운 청춘들의 절실한 노력을 조명했다.
인생을 걸고 ‘청춘FC’에 도전한 이들에게 좋은 지도자가 되려는 안정환, 이을용 등의 진지한 표정도 시선을 끌었다. 더 좋은 기회가 많았을 국가대표 출신의 이들이 ‘청춘FC’ 감독직을 수락한 것은 어린 시절 역시 힘들게 축구했던 이들이 프로그램의 취지에 깊게 공감했기 때문. 이들은 어려운 처지의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이끌기 위한 남다른 의지를 드러내면서 참가자들의 모습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열정을 엿보게 했다.
‘청춘FC 헝그리일레븐’은 축구를 포기할 위기에 놓여 있음에도 그 열정은 누구보다 뜨거운 유망주들의 도전을 통해 진짜 ‘축구 인생’ 스토리를 담아내고 재기의 기회와 발판을 마련하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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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F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