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김소현 손준호 부부가 오랜만에 ‘불후의 명곡’ 나들이를 했다. 앞선 시간대 SBS 예능프로그램 ‘오 마이 베이비’로 매주 토요일 시청자들과 만나는 그들이었지만, 본업인 노래로 돌아와 제 실력을 톡톡히 발휘했다. 덕분에 소중한 첫 우승도 거머쥘 수 있었다.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 207회는 구창모 편으로 꾸며졌다. 출연진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구창모의 명곡들을 선곡, 인상 깊은 무대를 선사했다.
김소현과 손준호 부부는 1부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두 사람은 블랙테트라의 ‘구름과 나’를 불렀다. 김소현의 고운 미성이, 손준호의 매력적인 중저음이 어우러졌다. 차분한 분위기로 시작했지만, 두 사람의 폭발적인 성량이 점점 도드라지면서 객석을 압도했다. 후반부에는 30여 명의 어린이 합창단이 무대 위에 올랐고, 이들의 화음은 한 편의 동화 같은 아름다운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결과는 이들의 우승이었다. 사전 인터뷰에서나 무대에서나 손준호는 첫 우승을 간절히 염원했다. 이들은 416점을 받아, 장미여관과 이성우(노브레인)를 4점 차이로 제쳤다. 바람이 이뤄지자 이들 부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얼싸 안았다. 이날 유난히 파격적인 편곡이 주를 이뤘지만, 김소현과 손준호 부부는 원곡을 거의 그대로 살렸다. 여기에 어린이 합창단이 가세한 화려함이 판정단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였다.
감동적인 무대만큼 유쾌한 입담도 돋보였다. 손준호는 시종일관 웃는 김소현을 “집에서 웃는 법을 연구하고 있다. 모두 계산된 행동”이라며 놀리는가 하면,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김소현과 부부로 호흡을 맞추는 민영기에 대한 귀여운 질투심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김소현은 손준호가 교제 초반 신용카드를 선물했던 일을 공개했다. 고마운 마음에 실제 사용한 적은 없지만 한도가 30만원이었던 점을 언급하며 의도치 않게 손준호의 개런티를 폭로(?)했다.
이처럼 김소현과 손준호 부부는 이날 ‘불후의 명곡’이나 ‘오마이베이비’를 포함한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이다. 특히 티격태격하면서도 애정이 깊은 사랑꾼 부부의 모습이 귀감이 되고 있다. 제작진과 인터뷰를 할 때도 너무 붙어 앉아 제작진이 떨어져 앉을 것을 권유할 정도였다. 사랑스러운 미소에 우아한 목소리를 갖췄지만 의외의 ‘허당’인 김소현이나 6세 연상인 아내를 놀리는 데 여념 없는 철부지 남편 같지만 결정적인 순간 로맨티스트가 되는 손준호는 그 자체로도 매력적인 인물들이다.
그럼에도 가장 빛난 순간은 역시 무대에서였다. 한 무대에 올라 사랑을 키웠던 두 사람이기에 두 사람이 함께 한 무대에는 깊은 사랑과 믿음이 깃들어 있었다. 실제 부부이기 때문에 가능한 화음이기도 했다. 이날의 소중한 첫 우승은 그 결과인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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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