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돈과 GD(지드래곤)가 2년 만에 다시 만났다. 비록 서로에 대한 지겨움(?)과 음악적 새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2015 '무도 가요제'에서는 한 팀을 이루지 않았지만, 일단 한데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깊었다. 두 사람은 남녀 커플 이상의 케미스트리를 발산해 시청자들에게 훈훈한 미소를 안겼다.
사실 정형돈과 GD의 인연은 '무도' 멤버들 만큼이나 각별하다. 앞서 지난 2011년과 2013년 진행된 '무도가요제'의 무대에 함께 서며 친형제 이상으로 가까워졌다. 정형돈은 GD에게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특권을 지니기도 했다. 워낙 친하다 보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런 저런 말을 서슴없이 하게 되는 것.
그러나 GD도 만만치 않다. 부끄럽게 웃기만 할 것 같은 그 청년이 더 센 멘트를 치며 정형돈을 공격하고 있다. 그래도 이들에게서는 여전히 고소한 깨소금 냄새가 난다.
지난 11일 방송된 MBC 예능 '무한도전'에서 두 사람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웃음을 배가시켰다.
GD는 이날 파트너 선정을 앞두고 부담감을 드러냈다. 다수의 무도 멤버들이 자신을 눈여겨 보고 있었기 때문. 막내 황광희도 GD & 태양과 같은 팀을 하는 게 평생의 소원이라고 말할 정도로 GD는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
정형돈은 내심 GD와 같이 하고 싶으면서도 일부러 선제 공격을 하면서 노선을 명확하게 했다. 아마 속으로는 수 백 번 넘게 같은 팀을 하자고 노래를 불렀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마음과 정반대로 이야기 했다. 그는 "GD정도면 한 번 정도 가지고 놀기 좋다. 내가 지디를 키웠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에 GD는 "형이 그냥 그렇게 생각하게 내버려두고 싶다. 형이 행복할 수 있다면 만족한다"고 흥분하지 않고 한 수위의 답변을 내놓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GD는 이미 예능감이 충분한 최적화 된 게스트다.
다른 팀이 된 정형돈과 GD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앞으로 어떤 구도를 그려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일단은 전날 방송처럼 2년 사이에 '4대 천왕'으로 자리잡은 정형돈이 GD를 깔고 뭉개며 허세를 드러낼 가능성이 높은데, 여기에 지지 않고 웃으면서 맞받아치는 GD의 멘트도 만만치 않아 웃음을 자아낸다. 2013년 인정 받은 베스트 커플답게 '케미'가 환상적이다.
이날 결성된 최종 팀을 들여다보면 가히 역대 최고 '특급 만남'이랄고 할 수 있다. 유재석과 박진영, 박명수와 아이유, 정형돈과 그룹 혁오, 정준하와 윤상, 하하와 자이언티, 광희와 지디&태양으로 결정됐다. 이들은 다음달 중순께 녹화를 진행하고 이후 8월 말께 방송될 예정이다. 음원 공개도 그 무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음악적으로 추구하는 지향점이 다른 박명수와 아이유의 입씨름을 통해 올 '무도가요제'는 곡 선정에 쉽지 않을 전망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과연 발라드를 사랑하는 아이유가 EDM을 주장하는 박명수를 이기고 서정적 장르를 내놓게 될지 기대가 쏠린다.
한편 '무도가요제'는 지난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를 시작으로 2009년 올림픽대로 가요제, 2011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2013년 자유로 가요제의 역사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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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