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백종원? 백선생이냐 백주부냐 그것이 문제로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7.12 08: 41

요리 연구가 백종원이 큰 변수가 없는 한, 올해 방송가 최대 히트 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시작된 백종원 열풍이 ‘집밥 백선생’의 인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가 만드는 값싸고 구하기 쉬운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의 화려하게 포장하지 않았지만 대단한 노력이 깃들어 있는 요리 교실은 흥미와 함께 따뜻한 위로가 된다.
백종원은 현재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tvN ‘집밥 백선생’에 출연 중이다. 프로그램 형식은 다르나, 그가 하는 일은 요리에 서툰 시청자들에게 쉽고 맛있는 음식을 하는 법을 가르치는 일. 화려한 식재료와 요리법을 펼쳐놓는 것보다 실생활에서 쉽게 응용할 수 있는 요리를 재밌고 소탈하게 알려주다 보니 그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하게 한다.
요리에 별반 관심이 없었던 이들까지 그가 알려주는 요리법대로 따라해보는 이들이 많다. “뭔가 있어 보이쥬?”라고 충청도 사투리를 쓰며 쉽지만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법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가끔 요리를 가르쳐주는 상대에게 독한 농담을 하거나 발끈하는 모습은 그의 요리 방송이 재밌는 이유.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는 요리 중 네티즌과 귀여운 입씨름을 벌이고, ‘집밥 백선생’에서는 요리 초보 스타들을 구박하며 웃음을 선사한다.

일단 그의 요리 방송은 그가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요리 연구가이자 성공한 외식업계 대표라 신뢰할 수 있어 시청자들을 끌어들인다. 여기에 진솔하고 겸손한 농담을 곁들이며 요리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게 한 몫을 한다. ‘마리텔’에서 요리법을 설명하다가 이미 알고 있는 네티즌의 ‘초치기’에 발끈하거나 많이 안다고 칭찬을 한다. ‘집밥 백선생’에서는 대충 추측해서 맞추는 요리 초보들의 말에 “어떻게 알았냐”라고 놀라워하고 용기를 북돋는다.
요리 베테랑이지만 소위 말하는 ‘아는 척 하지 않고’ 쉽게 요리를 설명하는 까닭에 그의 요리 방송이 매력적이다. 인간미 가득한 그의 요리 교실은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정보 제공의 장이 되는 동시에 힘든 현실에 지친 많은 이들에게 행복감을 선사한다. 안타까운 현실이긴 해도 되는 일이 없는 팍팍한 생활을 하는 많은 이들에게 백종원의 요리 교실은 잠시나마 위로의 시간이 되는 것. 하루에도 여러 번 박탈감에 휩싸이는 많은 이들에게 쉽고 재밌는 요리 방송은 위안이 되곤 한다.   
사실 백종원이 요리 방송에 출연하는 이유는 하나다. 지난 7일 방송된 ‘집밥 백선생’에는 공사다망한 와중에 방송에 출연하는 그의 진심이 공개됐다. 백종원은 “우리 방송을 보고 음식을 안 하는 사람들이 음식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라면서 “물론 많은 분들이 음식을 하면 식당 운영이 안 된다. 그래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음식을 이해하면 외식이 늘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거창하지 않게 포장을 하지만 그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요리 인생과 뭉클한 가치관이 녹아 있는 것. 이 같은 진정성이 담겨 있어 더 빠져들 수밖에 없는 백주부 혹은 백선생의 요리 교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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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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