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여자를 울려’, 왜 이렇게 재밌지? 고급 막장의 역습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7.13 10: 54

MBC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가 세 여자들을 둘러싼 음모, 그리고 얽히고설킨 복잡한 사랑을 그리며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뻔하지만 흥미로운 통속 드라마인 ‘여자를 울려’는 연일 자극적인 전개를 펼치면서도 시청자들을 붙잡는 ‘고급 막장’ 드라마의 표본이 되고 있다.
‘여자를 울려’는 아들을 잃은 한 여자가 자신의 삶을 꿋꿋이 살아가는 과정과 그를 둘러싼 재벌가 집안을 배경으로 인물들의 사랑과 갈등, 용서를 그린 드라마. 지난 12일 26회가 방송된 이 드라마는 현재 정덕인(김정은 분)이 자신의 아들을 죽게 만든 사람이 사랑하는 남자 강진우(송창의 분)의 아들이라는 충격적인 진실을 접한 상태다.
그동안 덕인과 진우는 집안의 반대와 전 남편 황경철(인교진 분)의 괴롭힘에도 험난한 사랑을 이어왔다. 이 가운데 덕인이 진우와 사랑할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이자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비밀이 파헤쳐지면서 드라마는 극적인 긴장감이 높아졌다. ‘여자를 울려’가 흥미로운 것은 덕인을 중심으로 나은수(하희라 분)와 최홍란(이태란 분)이 만드는 갈등이 또 다른 갈등을 낳으며 쉼 없이 몰아치는 구조이기 때문. 독한 여자들의 팽팽한 기싸움과 도사리는 음모가 자극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사실 이 이 정도의 자극적인 이야기 구조는 막장 드라마의 전형. 허나 ‘여자를 울려’는 매회 갈등이 발생하는 이야기를 선택하면서도 개연성을 잃지 않고 있다. 이야기 자체가 당위성이 있진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도 비현실적으로 다루고 있진 않아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데 부족함이 없다. 너무도 어이가 없어 코웃음을 치게 되는 기존 막장 드라마와 다른 길을 걷는 것.
인물간의 폭풍처럼 쏟아지는 갈등이 어느 정도 설득력 있게 그려지면서도 흡인력을 잃지 않는 것은 작가의 힘. ‘여자를 울려’는 2013년 방송되며 ‘고급 막장 드라마’로 불렸던 ‘금나와라 뚝딱’의 하청옥 작가의 작품이다. 당시 ‘금나와라 뚝딱’ 역시도 도무지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이야기를 내세우면서도 놀라운 흡인력으로 죽어가던 MBC 주말 오후 9시대를 살리는데 일조했다.
이번 ‘여자를 울려’ 역시 하청옥 작가의 작품답게 막장 드라마의 요소를 차용하면서도 완성도를 잃지 않는 현명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배우들의 열연과 빠르고 간결하게 연출하는 감독의 힘도 크다. 악역을 맡고 있는 하희라와 이태란의 연기 대결이 맛깔스럽게 펼쳐지며 주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현재 이 드라마는 시청률 2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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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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