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을 한순간에 긴장시켰다가 갑자기 로맨틱한 분위기로 무장해제 시키고, 그러다 방심한 틈에 일격을 가하는 드라마. 쫄깃했다가 달달했다가 심지어 감동까지 주는 ‘너를 기억해’. 그런데 왜 시청률은 안 오를까. ‘너를 기억해’를 보는 시청자들의 모든 미스터리, 의심은 이것이다. 경쟁작들이 너무 쟁쟁해서 일까. 천재 프로파일러 이현에게 물어볼 일이다.
KBS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천재 프로파일러 이현(서인국)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사이코패스 이준영(도경수)은 감옥을 탈옥해 자신을 조사하던 프로파일러 이중원(전광렬)을 살인하고 사라진다. 이 장면을 목격한 이현은 그 충격으로 기억을 잃고, 미국으로 건너간 뒤 천재 프로파일러가 된다. 이준영이 갇혀 있던 감옥의 간수였던 차지안(장나라)의 아버지는 이준영과 공모한 혐의를 받지만, 그 마저도 사라진다.
이후 차지안은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이현을 스토킹하고, 형사가 된 뒤 사건이 터졌을 때마다 이현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살인사건을 하나씩 해결하면서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진다. 한편 선호(박보검)라는 변호사가 나타나 이들 주변을 맴돌며 감시한다.
13일 방송에서는 이현이 자신의 제자 정하(서영주)가 연루된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경찰은 모두 정하를 용의자로 의심하지만, 현은 살인자의 아들인 자신을 항상 의심하며 사는 정하를 감싼다. 그의 모습에서 동변상련을 느꼈던 것. 현은 이 아이를 두고 지안과 의견 충돌이 일자, “나도 의심하고 있지 않냐. 내가 이준영과 같은 괴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냐”고 돌직구를 던져 지안을 당황시켰다.
결국 살인사건의 진범이 잡히자, 지안은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지안은 현에게 “당신을 괴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재수 없지만 그렇게 재수 없지 않고, 나쁘지만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혹시 당신도 당신을 괴물이라고 생각한다면 틀렸다”고 말해 현을 감동시켰다.
이후 두 사람은 놀이동산에서 첫 데이트를 하며 달달한 시간을 가졌다. 가기 싫다는 현을 데리고 온 지안은 셀카도 찍고 신나했다. 툴툴대던 현은 갑자기 지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씩씩하게 자라느라 고생했다”고 지안의 힘들었던 어린시절을 위로하는 말을 했다. 그런가하면 선호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어 “차지안을 손 보라”고 말해 시청자들을 긴장시켰다.
살인사건으로 긴장해 있던 시청자들은 지안과 현의 달달한 모습에 흐믓한 미소를 짓다가 선호의 도발에 또다시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이날 현이 살인자의 아들이자 자신의 제자인 정하를 찾아가 위로를 하는 장면에서는 감동을 받기도 했다.
범죄 스릴러와 로맨틱 코미디가 공존하는 ‘너를 기억해’. 어떤 한 장르가 다른 장르를 잠식하지 않고 적당한 균형을 이루며 순항하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너를 기억해’의 가장 큰 미스터리는 결국 이해할 수 없는 시청률 수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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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억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