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부탁해’의 홍석천과 가수 이문세가 진하고 따뜻한 정과 재치로 레전드 편을 남겼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주된 재미는 셰프들의 긴장감 넘치는 15분 대결로, 감동보다는 웃음에 가까운 예능이다. 그런데 홍석천과 이문세가 감동 한 스푼을 더해 역대급 방송을 만들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홍석천, 정창욱 셰프, 이연복 셰프, 샘킴 셰프가 이문세를 위해 요리 대결을 펼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홍석천과 정창욱의 대결이었다. 이들은 이문세가 요청한 ‘내 체질에 딱 맞는 요리’에 따라 각각 ‘채면차림’과 ‘소고기 냉부’를 선보였다.
이문세 체질과 관련된 요리인 만큼 홍석천과 정창욱 셰프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재료를 선택해서 요리에 임했다. 홍석천은 목양체질인 이문세를 위해 야채와 소고기를 이용해 요리를 선보였다.
‘냉장고를 부탁해’ 1위 셰프 정창욱이 이원일에게 도움을 요청할 정도로 대결을 치열했다. 홍석천도 땀을 흘리며 요리를 했고 이때 이문세가 나타나 키친타월로 홍석천 머리의 땀을 닦아줬다. 처음 보는 감동적인 광경에 최현석 셰프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요리대결이 끝나고 이문세는 시식을 하면서 감동적인 평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이문세는 정창욱의 요리에 ‘첫사랑이 생각나는 맛’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이문세는 홍석천의 요리에 특별한 평을 했다.
이문세는 소고기는 질기다고 했지만 야채를 면처럼 만든 것을 먹고는 “내 노래 중 ‘깊은 밤을 날아서’ 같은 맛이다. 잠자고 있는 그녀에게 입 맞춰주고 먹여주고 싶은 요리다. 그 정도로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은 요리다”라며 홍석천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그간 게스트들과는 다르게 노래로 맛을 표현한 이문세는 특별한 게스트인 것만은 확실했다.
이문세 외에 셰프군단과 게스트 박정현도 홍석천의 ‘채면차림’을 먹고는 박수를 치고 감탄하는 등 호평을 보냈다. 박정현은 “처음 먹을 때는 양식 같았는데 그 속을 채운 게 한국적인 재료라 신기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문세는 홍석천과 정창욱 중 홍석천의 요리를 선택했다. 선택한 이유는 더욱 감동적이었다. 이문세는 “맛으로만 따진다면 정창욱이다. 하지만 완벽하게 갖춘 자의 도도함보다는 도전하려고 하는, 정상을 위해 1%의 힘까지 쏟는 도전정신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홍석천이 눈물을 보였다. 홍석천은 “요리하면서 이문세가 나한테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해봤다. 과거 힘들고 외로웠을 때 라디오 들으면서 내가 굉장히 위로를 받았다. 내가 존경하는 선배님이 건강하게 우리와 함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해서 울었다. 감사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감동적인 장면에 이연복 셰프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저 셰프들이 즐겁게, 그리고 긴장감 있게 대결을 펼치는 것만이 ‘냉장고를 부탁해’의 재미라고 생각했지만 이날 홍석천과 이문세가 만든 감동 한 스푼이 프로그램을 더욱 풍성하게 하며 레전드 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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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냉장고를 부탁해’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