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혁오가 ‘무도빨’이라고?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7.14 09: 34

 관심이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밴드 혁오(오혁·임동건·임현제·이인우)가 음원 차트 순위권에 고개를 내밀더니 어느새 1위 자리를 꿰차고 올라섰다. 
이들이 차트를 ‘역주행’한 힘은 ‘무한도전’의 파급력에서 나왔음이 자명하다. 하지만 정상의 자리에 올라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힘은 음악에서 비롯된 것. 오르는 힘은 ‘무도’가 제공했지만, 버티는 힘은 혁오의 음악 자체에서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무도빨’로 이 같은 현상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확실히 기폭제였다. 혁오의 MBC ‘2015 무한도전 가요제’ 출연은 대중적인 사랑이 시작된 지점이다. 이미 음악 좀 듣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가장 ‘핫’한 밴드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등 관심을 받았지만, 인디 신에 있던 이들이 수면으로 떠오른 것은 ‘무도 가요제’에 출연한 이후부터였다.

지난 4일 방송에서 아이유가 팬임을 자처하며 혁오에게 ‘와리가리’와 ‘위잉위잉’, ‘후카(Hooka)’를 요청한 이후 각종 차트에 이 두 곡이 보이기 시작했다. 잠시의 관심일 줄 알았는데, 해당 곡들은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의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14일(오전 9시 기준)에는 ‘와리가리’가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과 지니를 비롯, 네이버뮤직, 소리바다, 벅스뮤직, 몽키3, 엠넷뮤직, 올레뮤직 등 8개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위잉위잉’과 ‘후카’ 또한 5위권을 유지하며 ‘차트 줄세우기’까지 성공한 상황. 해당 곡들이 지난해 5월 발매한 앨범 수록곡이라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무도 가요제’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혁오는 사실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전 뮤지션들 사이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며 먼저 입소문을 탔다. 올해 초 인디음악계에서 혁오는 떠오르는 루키였다. 흑인음악을 밴드 사운드로 그럴싸하게 구현해내며 많은 뮤지션들과 음악 팬들의 관심을 한 번에 잡아끌었던 것. 그간 접하지 못했던 신선함에 듣기 편안한 대중적인 요소까지 갖췄다는 것이 강점이었다. 특히 보컬 오혁은 알앤비 소울이 느껴지는 유니크하면서도 듣기 좋은 보이스 톤으로 팀의 색깔을 강하게 덧칠한다.
이에 많은 가수들이 앞서 혁오를 언급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뮤지션들과의 인터뷰에서 요즘 가장 즐겨듣는 음악, 좋아하는 가수를 꼽으라면 혁오의 이름이 꼭 한번씩 언급됐다. 가수 윤종신과 유희열을 비롯해 아이유, 타블로, 빈지노 등이 이들의 실력을 인정, 극찬하기도 했고, 미리 이들의 재능을 알아본 음악 프로듀서 프라이머리는 보컬 오혁과 함께 프로젝트 음반을 작업하기도 했다.
이처럼 독보적인 재능과 신선한 매력을 갖춘 실력파 밴드가 젊은 시청층을 단단하게 확보하고 있는 ‘무한도전’과 만나 엄청난 시너지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이 추구하는 스타일이 젊은이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는 강점인 것으로 보인다.
아직 방송이 비친 바로는 말수가 적어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활약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워낙 음악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무도’로 얻은 인기를 업은 ‘반짝 스타’가 돼 이미지를 소비하고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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