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아봐' 조영남·김수미가 걷어찬 밥상, 제작진 어떻게 차릴까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7.14 14: 45

조영남·김수미가 제작발표회의 역사를 새로 쓴 가운데, 들끓는 여론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시청자에게 첫 인사를 건네는 자리인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하차를 선언한 조영남의 돌발 행동은 한 달의 시범 방송보다 더욱 큰 파급 효과를 낳으며 프로그램의 인지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들은 놀란 시청자에게서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 이들의 진솔한 모습이 프로그램에 어떻게 녹아들지, 이제 제작진의 역량에 달렸다.
지난 13일 오후 진행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는 조영남과 김수미의 기싸움이 펼쳐졌다. 김수미가 시청률 수치를 근거로 조영남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것. 김수미는 지난 4월 시범 방송 당시, 조영남과 이경규 커플의 분량의 시청률 점유율이 세팀 중에 가장 떨어졌다고 언급하며 '시청자들은 관심 없다'고 전했다.
이에 조영남은 "나는 이 나이가 되도록 이렇게 모욕적인 발언을 면전에서 들은 건 처음이다. 나는 이 자리에서 사퇴하겠다. 내가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조영남의 돌발 행동에 조영남의 매니저 역할로 출연하는 이경규와 담당 연출 윤고운PD, 행사를 진행한 조우종 아나운서, KBS 홍보팀에 취재진까지 모두 당황하며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같은 초유의 사태는 '몰래카메라' 였어야 이해 가능했던, 돌발 상황 중의 돌발 상황이었던 것.

김수미가 늘 그랬듯 돌직구를 날렸고 조영남도 늘 그랬든 자유로운 영혼처럼 홀연히 떠나버린 현장은 흐지부지 마무리됐다. 조영남이 라디오 생방송 일정 때문에 자리를 떴다는 제작진의 입장은 카메라에 담기고 있던 모든 상황을 더욱 극적으로, 재밌게 만들려는 조영남의 '행위 예술' 선에서 이해되는 듯 했다. 하지만 다시 제작진이 하차 의사를 밝힌 그를 설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졌다. 조영남과 김수미의 말다툼이 '100% 실제 상황'이었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안겼다.
시청자에게 프로그램을 알리기 위해 진행하는 제작발표회에서 조영남과 김수미가 보인 행동과 이후 대처가 유쾌하지는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지만, 이를 통해 '나를 돌아봐'는 뜨거운 홍보 효과를 누리는 중이다. 또 제작진은 이들의 갈등이 시청자에게 모두 들킨 가운데 시청자가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제작발표회 당시의 모습을 굳이 숨길 필요 없이, 방송에 사용할 목적으로 촬영했던 본래의 의도를 살려 본 방송에서도 이들의 불편한 사이를 담아낼 것으로 전망된다.
리얼 버라이어티 '나를 돌아봐'는 이날의 제작발표회로 리얼함과 버라이어티함을 제대로 홍보했다는 평. 이제 남은 것은 이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아성찰을 하느냐다. 물론 이 프로그램은 조영남과 김수미의 자아성찰 보다는, 버럭하고 호통치는 성질로는 뒤지지 않는 이경규와 박명수가 각각 이들과 만나 진땀을 흘리는 모습에 방점이 찍히는 프로그램. 하지만 조영남과 김수미가 프로의식 과잉으로 '비호감'으로 낙인 찍힌 가운데 시작되는 '나를 돌아봐'의 정규 방송에서는 이들의 자아성찰도 조명돼야 함이 분명해 보여, 제작진이 어떤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끌고 나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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