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유망주 유민상(26)이 아버지와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 서서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고 있다.
유민상은 최근 김태형 감독의 신임을 얻으며 꾸준히 선발 출장하고 있다. 올해 1군에서 8경기에 출전해 아직 홈런은 없지만 21타수 5안타, 5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할5푼, 12홈런 75타점으로 북부리그 타점왕을 차지한 유민상은 1군에서도 막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유민상 하면 이름이 같은 개그맨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야구선수 유민상을 아는 이들도 처음에는 유승안 감독(경찰청)의 아들 혹은 투수인 유원상(LG)의 동생으로 기억속에 담아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유민상은 "아버지를 따라 야구를 했으니 아버지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감수한다"고 솔직히 말하며 웃었다.

"잘 했을 때는 괜찮은데 그러지 못했을 때는 부담도 있다"며 유 감독과 함께 언급되는 것에 대해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은 유민상은 지금도 유 감독의 조언을 자주 듣는다. 다른 선수보다 코치 한 명이 더 있는 셈이다. "매일 경기를 보시고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바일 메신저로 이야기해주신다"는 것이 유민상의 설명. 유원상이 분가해 따로 살고 있는 반면 유민상은 아직 유 감독과 함께 살고 있기도 하다.
지난 5일 1군에 등록된 유민상은 이미 4월에도 1군을 경험했다. 4월 21일 등록됐던 유민상은 6일 뒤인 27일에 말소됐는데, 그 사이 있었던 4월 26일 잠실 KIA전에서는 대타로 나와 끝내기 희생플라이도 쳐냈다. 유민상은 당시를 떠올리며 "코치님이 계속 준비는 시켜주셨는데 끝내기를 치게 되리라고 상상은 하지 못했다. 좋은 기회에 내보내주셔서 감사하고 기분이 좋았다. 감독님이 끝나고 투수가 없어서 (내리게 되어) 미안하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계속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입단 후 가장 오래 1군을 경험하고 있다. 유민상은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것이 이뤄지고 있다. 경찰청에서도 1군 형들과 같이 운동을 해보긴 했지만 기회를 잡게 되어 좋다"고 말한다. 김재환이나 홍성흔이 올라오게 되면 다시 퓨처스리그에서 가다듬어야 할지도 모르지만, 현재 두산의 지명타자는 유민상이다.
2014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할5푼을 기록했을 만큼 맞히는 능력이 돋보이는 유민상은 체구가 크기는 하지만 파워보다 정교함에 강점을 보인다. 유민상은 "배트 스피드가 빠른 편이 아니고, 힘을 쓰려고 하면 무너지는 것도 있었다. 6~70%의 힘만 쓰고 치면 괜찮은 것 같다"고 원인을 설명했다.
2년간 같은 팀에서도 함께했던 유 감독은 그를 장타자로 만들려 했지만, 유민상은 장타보다는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정확한 타격을 추구한다. "아버지가 거포로 키우기를 원하셨는데 경찰청 첫 시즌(2013년)에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상의 후에 장타보다는 정확성을 키우는 것이 낫겠다고 말씀드렸다. 지난해에는 1년간 마음대로 해보라고 하시더라"며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1군 무대에 적응해 나가고 있어 훗날 형과 벌일 맞대결도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민상에게 형과의 투타 맞대결이 곧 성사될 것 같다고 하자 "나만 (1군에) 버티면 될 것 같다"며 다시 웃어 보였다. "1루 수비는 많이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스스로도 말했지만,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아 타격에 재능을 갖고 있어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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