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귀여운 스승과 제자라니. '엄친아' 김정훈은 허당기 가득한 선생님이었다. 시크한 제자 앞에서 당황하며 피곤해하고, 늦잠 때문에 수업에도 지각했지만 자신과 닮은 제자를 보듬어 줄 줄 아는 자상함도 있었다.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서는 특별판 제주도 한림초등학교 비양분교 이야기가 공개됐다. 김정훈과 김범수, 강남, 그리고 정진운은 비양분교 건우와 성원, 그리고 태준의 선생님으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유독 돋보였던 커플은 김정훈과 맏형 건우였다. 물론 정진운바라기 태준과 홍일점 성원, 따뜻한 선생님 김범수와 엉뚱한 강남도 웃음을 줬지만 김정훈의 독특한 가르침과 건우의 존재감이 빛을 발했다. 두 사람의 일대일 수업으로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김정훈은 별빛공부방을 열어 건우에게 과학을 가르쳤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김정훈은 별에 대해 제주도, 비양도의 특징을 들어서 설명하려고 애썼지만 건우는 시크하게 김정훈의 질문을 받아쳤다. 수업 중에 동네 개가 학교에 나타나자 관심을 빼앗기기도 했다. 김정훈이 "피곤하다"라고 말하며 어려움을 토로했을 정도. 묘하게 어울리는 김정훈과 건우의 공부방은 시청자에겐 큰 웃음이었다.
그런가하면 김정훈은 자신과 닮은 성격의 건우를 잘 이해하고 달래기도 했다. 건우가 수업 중 성원과 다투고 서로 화해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자 조용히 건우 옆으로 가서 그를 토닥였다. 학창시절 자주 울었던 자신을 생각하며 세심하게 건우를 달래기 위해서였던 것. 김정훈과 김범수의 노력으로 결국 건우와 성원을 화해를 할 수 있었다.
그런 김정훈의 마음을 느꼈던지, 건우는 수업이 끝나고 김정훈에게 안마를 해줘 눈길을 끌었다. 김정훈은 "안마도 잘한다"며 칭찬했다. 두 사람은 전교 운동회에서도 짝을 이뤘다. 비록 세 팀 중 3등을 했지만, 건우에게는 또 특별한 추억이 생긴 셈이다. 건우뿐만 아니라 김정훈도 "볼수록 애들이 예뻐 죽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라고 마하기도 했다.
1박 2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제지간의 정은 돈독했다. 정진운과 강남, 김범수도 비양분교 세 학생과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했다. 김범수는 "마지막이라는 말을 할 때 울컥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적은 학생 수 덕분인지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선생님과 제자 사이의 돈독한 정이 느껴졌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즐거운 1박 2일을 보낸 그들의 마음이 시청자에게도 전달된 듯 보였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고등학교를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거나, 학창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사연이 있는 연예인들이 다시 복학하여 실제 고등학생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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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