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어게인] '화정' 서강준, 꽃미남만 있나? 연기도 괜찮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7.15 09: 10

우윳 빛깔 피부에 브라운 아이즈,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게 만드는 도톰한 입술이 한 눈에 봐도 '꽃미남'이다.
만화책에서 흔히 묘사되는, 여고생들의 마음을 뒤흔든 순수한 첫사랑의 이미지를 가졌다. 그러나 연기를 할 때는 카리스마가 넘친다. 배우 서강준이 짧은 연기 경력에도 선 굵은 연기 스타일을 구사하고 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한 서강준이 브라운관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서강준은 MBC 월화드라마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최정규)에서 조선 최고의 명문가 집안의 장자 홍주원을 연기한다. 주원은 승문원의 교리이지만, 화기도감의 실직적인 책임자이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면서도 정명공주(이연희 분) 앞에서는 한 없이 부드럽고 섬세한 남자로 돌변한다. 죽마고우 강인우(한주완 분)와 깊은 의리를 자랑했지만 정명을 사이에 두고 데면데면한 사이가 됐다. 물론 인우가 광해와 대립하는 아버지 강주선(조성하 분)의 편에 서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극으로 치달았다.

지난 14일 방송된 '화정' 28회는 홍주원을 포함한 조선의 군사들이 후금의 포로가 되면 죽음의 위기에 놓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을 광해가 아니었다. 자신들을 따르는 중신들의 반대를 무릅쓰고서라도 후금에 대서를 보내 포로들을 송환해주는 조건을 내걸었다.
점점 입지가 좁아지는 광해를 바라보는 정명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고서라도 오라비의 편에 서기로 결심했다. 강주선의 장자 강인우와 혼인을 올려 광해에게 힘을 실어주겠다고 결심한 것. 그러나 광해는 물론 화기도감의 장인들은 한마음으로 이 결혼을 반대했다. 주원의 생사가 희박하지만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각 피투성이가 된 주원은 처형대에 올랐다. 명에 파병됐던 정명과 화기도감 장인들은 무사히 귀환했지만 전장에 남아았던 주원은 생사가 불투명했던 것. 포로로 잡혀 후금이 조선에 힘을 과시하려는 좋은 패가 됐을 뿐이었다. 그를 따르던 많은 이들이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올가미를 목에 건 1분 1초가 위급한 상황이었으나 때 마침 한줄기 빛과 같은 국서가 조선으로부터 도착했다. 이날 자경(공명 분)이 후금의 진지에 위장해 들어가 옥사로 끌려간 홍주원을 구해내는데 성공했다. 강주선을 괴씸하게 여긴 광해는 주선을 역모죄로 감옥에 수감하면서, 자신을 무너뜨리려는 능양군(김재원 분)의 반정에 힘을 실었다.
이날 서강준의 감정 연기가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피를 흘리는 얼굴로 정명의 안위를 걱정하는 주원의 얼굴에서 잘생긴 서강준의 외모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제작진에 따르면 그는 이날 촬영에서 밧줄에 목이 쓸리고, 약한 부상을 입었지만 주원의 감정선을 놓치지 않기 위해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했다.
지난 2013년 웹드라마 '방과 후 복불복'으로 데뷔한 서강준은 시작부터 차세대 배우로 성장할 싹을 보였다. 드라마 '앙큼한 돌싱녀'에서는 이민정을 짝사랑하는 연하남으로 분해 누나들의 마음을 뒤흔들었고, 지난해 방송된 주말극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는 엄친아로 등장해 나쁜 남자의 짙은 향기를 발산했다. 작품마다 조금씩, 다르게 변신을 거듭하며 배우로 성장해나가고 있는 중. 광해 역의 차승원은 지난달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강준을 놓고 "참 잘하는 친구"라고 칭찬을 하기도 했다. '화정'을 끝내고 서강준은 또 어떤 캐릭터를 보여줄까. 한 명의 누나팬으로서(?) 그의 행보가 기대되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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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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