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희, 13관왕 신데렐라..제 갈 길을 가라[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5.07.15 10: 38

2014년 영화계를 통틀어 가장 인상 깊은 배우를 꼽으라면 주저할 것 없이 배우 천우희를 뽑겠다. 각자의 영화에서 저마다의 열연을 펼치며 충무로를 빛낸 배우들은 수두룩하지만, 천우희를 뽑은 것에 대한 이견은 없을 듯 싶다.
천우희는 지난해 시상식이라는 시상식은 모두 다 휩쓸었다. 무려 13관왕이다. 제14회 디렉터스컷 어워즈 여자 신인연기상, 제15회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인기상, 제51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연기상은 물론 제35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제3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 등 여우주연상 트로피까지 품에 안으며 그야말로 2014년을 '천우희의 해'로 만들었다.
사실 천우희는 데뷔한지 꽤 된 '중고 신인'. 신데렐라처럼 한 순간에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기에 이와 같은 관심이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정작 본인은 차분했다. 물론 부담감이 없었던 건 아니다. 계속해서 상을 받아나갈때, 앞으로 실망을 시키면 어쩌나 걱정이 앞선 것도 사실이란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은 하나였다. 그저 지금처럼만 묵묵히 제 길을 가면, 충실히 연기에만 몰두하면 무한한 사랑에 대한 조금의 보답이 되지 않을까. 이것이었다.

다음은 천우희와의 일문일답.
- '한공주'로 주목을 받은 뒤 '손님'으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부담은 없나.
▲ 부담이 꽤 많이 됐다. '한공주'가 개봉을 늦게한거라 그 전에 작품을 계속 찍었는데 개봉하고나서 '한공주'가 거의 첫 영화다 보니까 연기하는 건 변함없긴한데 '한공주'를 보셨던 분이나 못보셨던 분들의 '천우희라는 배우가 나온다'는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불안감이 있더라.
 
- 과부 역할이다. 어찌보면 도전일 수도 있었겠다.
▲ 도전이기도 했다. 점차점차 나이대를 올려간다는 것이. 덜컥 애가 딸렸던 젊은 과부라고 하니까 올라가면 내려오기 힘든거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웃음). 하지만 도전해 볼만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 다른 모습을 나도 못봐서 보고 싶기도 했다.
- '손님'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 잔혹 동화가 유행일때가 있었다. 읽었을때 색다르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동화를 가져와서 한국 현실도 아니고 전쟁 이후의 모습을 끌어왔다는게 특색이 있더라. 흥미롭기도 했고 내가 원래 제한된 공간이라는 것에 흥미를 느낄 때가 많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참신했던 것 같고 여기서 보여지는게 약속을 잘 지키자는 메시지도 있지만 내 생각에는 인간의 두려움, 이기심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두려움이라는게 하나만의 두려움이 아니라 외부인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쥐라는 생명체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무속신앙 같은 것에 두려움도 있다. 이런 복합적인 두려움이 색달랐던 것 같다.
- 작품을 선택할 때 어떤걸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 전체적인 시나리오를 봤을 때 흥미롭게 다가오거나 한번 에 읽었을 때의 느낌이 중요한 것 같다. 인물은 그 다음인 것 같다. 매력적이라는 단어를 쓰기엔 너무 함축적이긴 한데 그 인물이 얼마나 당위성이 있는지, 얼마나 매력적인지는 다음이다. 크고 작은 역할 상관없냐 했을때 정말 상관없는게 시나리오 자체가 좋다면 인물이 크고 작은 건 중요치않다고 생각한다.
- 13관왕이다. 수상에 대한 부담감이나 걱정은 없었는지.
▲ 수상에 대해 부담감은 있지만 부담으로 안하려고 하고 노력하고 있다. 책임감 있게 연기를 예전과 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상을 막 받기 시작하고 점차 시간이 지나자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더라. 기대에 부응해야하지 않을까, 실망하면 어떡하지 불안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마음에 대해선 정리가 된 것 같다. 상을 받기 전이나 후나 내가 해왔던것처럼 내 역할을 충실히 다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진심을 다해서 연기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괜찮다.
 
-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나.
▲ 욕심은 많다. 해보지 못한게 많다. 무수히 많지 않나. 여성스러운 것도 해보고 싶고 비슷했던 역할도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같은 학생도 다 다르기 때문에 욕심이 난다. 지금껏 했던 것들도 더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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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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