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어게인] ‘어셈블리’, ‘정도전’ 성공이 우연 아니었음을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7.16 10: 03

정치판에서 연애하고, 연애하는 사람이 정치판으로 가는 기존의 정치 드라마와 궤가 달랐다.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어셈블리’가 재밌는 정치 드라마로 첫 발을 디뎠다. 정치인 보좌관 출신 ‘정도전’ 정현민 작가의 성공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단 1회에 증명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어셈블리’는 용접공이 국회의원이 되는 과정을 담은 성장 드라마. 진상필이 국회의원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는 중 우리나라 현실 정치판을 담을 것으로 기대됐다. 뚜껑이 열린 ‘어셈블리’는 전혀 낯설지 않은 우리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으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렇다고 고루하고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었다. 현실을 옮기면서도 흥미를 잃지 않았다.
역시 드라마는 작가 놀음이었다. 지난 해 KBS 1TV 대하사극 열풍을 이끈 ‘정도전’을 만든 정현민 작가. 그는 ‘정도전’에 이어 귀에 쏙쏙 박히는 대사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정치판을 중심으로 이해관계를 따지는 정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고 쉽게 풀어갔다. 사실 정치를 건드리는 드라마가 결국 연애 이야기로 빠지거나, 아니면 너무 어렵게 접근하는 실수를 하곤 하는데 ‘어셈블리’는 고수들이 만나 첫 방송부터 매끄럽게 이야기를 끌어갔다.

‘정도전’은 역사책에 잠들어있던 역사를 현대 정치와 절묘하게 맞닿아 그리며 몰입도를 높였다. 과거 이야기를 현재로 끌어들일 때도 촘촘하게 담아 설득력을 높였던 정현민 작가는 ‘어셈블리’에서 대놓고 현실을 그리면서 재미를 높이는 장기를 발휘했다.
이 같이 잘 차려진 밥상을 잘 먹은 배우들도 한 몫을 했다. 해고된 용접공의 애환을 담은 정재영, 정치에 대한 애정과 환멸을 연기한 송윤아를 비롯해 박영규, 장현성, 성지루 등 배우들의 연기 향연이 쏟아졌다. 이른바 '연기 구멍'이 없는 드라마였다. 빠르고 몰입도 높은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전달한 배우들의 활약 속에 ‘어셈블리’는 첫 방송 이후 “꼭 봐야 할 드라마”, “오랜 만에 대박 드라마의 느낌”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물론 시작은 좋지 않다. SBS '가면', MBC '밤을 걷는 선비'가 고정 시청자를 미리 확보한 가운데 '어셈블리'는 시청률 5%대로 시작했다. 그래도 방송 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수목드라마 반란을 일으키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닌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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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셈블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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