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어셈블리’ 약자 정재영, 왜 여당 국회의원 됐나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7.17 06: 50

‘어셈블리’ 정재영은 왜 하필 집권당의 국회의원을 택했을까? 집권당의 사무총장 장현성은 정재영을 텃밭 경제시 보궐선거 후보로 공천한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은 “어쩌다보니 국회의원이 됐다”며 스스로도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인다. 그럼에도 분명 그가 자신의 마음을 움직인 이유는 있었다. 결국엔 현실이고, 힘이었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극본 정현민 연출 황인혁 최윤석)에서 집권당인 국민당의 후보로 공천을 받아 결국 경제시 의원이 되는 진상필(정재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무총장 백도현(장현성 분)은 향후 경제시장에 출마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시장후보로 공천을 받고 시장이 되기 위해서 쉬운 상대인 진상필을 끌어들였다.

이날 진상필은 뇌물수수로 혐의로 의원직에서 제명된 경제시 의원의 자리를 채우기 위한 보궐선거에 국민당의 공천을 받아 후보로 나갔다. 경제시는 국민당의 전통적인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곳. 때문에 누가 후보가 되던 국민당 후보라면 당선이 유력한 곳이었다.
처음 진상필은 자신을 공천하겠다는 백도현의 제안에 역정을 내며 돌아왔다. 용접공 출신인 그는 해고노동자였고, 한국수리조선소에서 부당해고를 당한 노동자들의 투쟁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었다. 사실 그가 투쟁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게 된 것은 배달수(손병호 분) 때문이었다. 배달수는 진상필이 야당인 사회당의 후보로 공천을 받아 경제시 의원직에 출마를 하기 원했고, 정치의 힘을 빌려 투쟁에서 승리를 쟁취하기 원했다.
그러나 진상필이 처한 상황은 더 어려워져만 갔고, 그는 고뇌했다. 아내는 가정을 돌보지 않고 계속 투쟁을 이어가는 그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사측은 진상필이 야당 후보로 국회의원에 출마한다는 소식을 듣고 농성장에 경찰을 동원해 폭력을 행사했다. 아무것도 해결 되는 것이 없는 상황에서 그는 회사와의 타협을 이끌어 주겠다는 백도현의 말에 흔들렸다. “그 협상 잘 되느냐”, “내가 이러는 게 맞는거냐”고 확인을 하는 진상필에게 백도현은 “저도 가끔은 그런 고민이 듭니다. 위원장께선 인생과 정치의 공통점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정답이 없다는 겁니다. 선택만 있습니다. 그 선택이 정답이 되도록 만드는 게 정치입니다”라고 답했다.
  
결국 진상필은 백도현의 손을 잡았다. 첫째는 지루하게 반복되기만 하는 투쟁을 정리하기 위함이었지만, 왜 국회의원이 되려 하는지, 어떤 국회의원이 되려 하는지를 묻는 최인경(송윤아 분)의 질문에는 적당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다시 합의안을 파기하자는 배달수의 애원 앞에 “그만하자”며 절망적인 속내를 풀어놓는 그의 말에서 현실에 대한 비관적인 인식과 ‘힘’을 갈망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진상필은 배달수에게 “국회의원 아니라 대통령 선거 나가봐라. 저놈들이 복직 시켜주겠냐. 복직은커녕 교도소 가게 생겼다. 전과자 돼서 손해배상 1년씩 두들겨 맞아봐야 정신을 차리겠느냐”며 “나도 억울하다. 그 동안 개고생한 거 생각하면 분하고 억울해서 억장이 무너진다. 그런데 안 되잖아요. 아무리 지랄발광을 해도 안 되잖아요. 이제 인정합시다. 우리 힘없는 거, 우리 뭣도 아닌 거 인정하자”고 말했다 그의 절규에는 ‘힘’이 없어 지루한 투쟁에도 불구,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현실에 대한 절망이 묻어나왔다.
결국 그는 자신이 붙잡은 것이 얼마만큼의 파급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채, 힘을 택했다. 고작 1년 기한의 의원직이지만, 진상필은 집권당의 국희의원으로 하루아침에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됐고, 이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그토록 ‘힘’이 없어 온갖 억울한 꼴을 다 당했던 그는 갑작스럽게 주어진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게 될까? 힘을 갖게 된 그는 과연 약자로서 싸우고 투쟁해 온 이유들을 기억하고 다시 찾게될까?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어셈블리'는 무식해서 용감하고, 단순해서 정의로운 용접공 출신 국회의원 진상필이 '진상남'에서 카리스마 '진심남'으로 탈바꿈해가는 유쾌한 성장 드라마다.
 
eujenej@osen.co.kr
'어셈블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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