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유느님' 유재석, 의리도 남 달랐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7.17 09: 42

'유느님' 유재석은 알고보니 의리의 남자였다. 그가 대형 기획사 FNC엔터와의 계약을 천하에 알린 지난 16일. 대한민국 연예계는 새로운 지각변동에 깜짝 놀랐다. 그동안 온갖 유혹과 권유에도 불구하고 소속사 없이 매니저와 단 둘이 움직였던 유재석이 드디어 둥지를 틀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15년을 함께 일한 매니저는? 유재석은 FNC와의 계약 논의에서 매니저와 한 몸으로 움직이겠다는 단서 조항을 단 것으로 알려졌다. 15년 의리를 굳게 지킨 것. FNC 한성호 대표도 유재석의 이같은 요구에 "당연하다"고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는 게 주위 지인들의 전언이다. 
유재석의 FNC 합류는 약 한 달 전 FNC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대형기획사에 몸을 맡긴 정형돈에 이은 행보다. 자칭 예능 MC계 4대 천왕인 정형돈에 이어 ‘1인자’ 유재석까지, FNC엔터테인먼트는 이제 두 명의 유명 MC를 품은 회사로 등극했다. 여기에 노홍철, 김홍만 등과도 FNC가 만난 것으로 전해져 새로운 예능왕국이 탄생할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방송 콘텐츠 제작사이기도 한 이 회사에는 확실히 예능 제작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뿐만 아니라 ‘종편행’이라는 도전을 앞둔 유재석 역시 대형기획사의 특별 관리 능력의 도움을 받고 조금 더 안정적인 상태에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됐다. ‘윈-윈 효과’가 예상된다.
유재석은 새 소속사를 통해 "좋은 회사에서 평소 친한 좋은 동료들과 함께하게 돼 무척 기쁘다"고 계약 소감을 밝혔다.
일단 유재석 개인의 입장에서는 ‘1인 기획사’에 속하는 것보다 대형기획사에 몸을 담는 것이 여러모로 위험부담을 줄이는 선택일 수 있다. ‘1인 기획사’는 말 그대로 한 사람의 스타가 자신이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과 함께 일을 꾸려나가는 시스템이다. 수익의 분배나 프로그램의 선택 등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으나 예기치 못한 리스크나 새로운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일에는 부족할 수 있다.
예능에서 중요한 것은 트렌드를 잘 읽어내고 그에 맞게 변화하는 것이다. 물론, 유재석은 지금까지 그 일을 매우 잘 해왔으나, 최근 들어 방송 환경은 걷잡을 수 없이 큰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다. 유재석이 줄곧 활약해 온 지상파 방송 뿐 아니라 후발주자라 할 수 있는 케이블 채널, 종편 채널 등이 파급력 있는 콘텐츠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그에 따라 JTBC 예능프로그램에 출연을 확정지어놓은 유재석에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 조직적인 시스템과 인력은 필수적이다. 특히 종편채널과 케이블 채널은 지상파 방송의 환경보다 훨씬 가변적이기에 적절한 대응 방도들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예능계의 ‘1인자’인 유재석과 손을 잡았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현재 FNC엔터테인먼트는 가수 및 배우, 예능인들의 매니지먼트 뿐 아니라 KBS 2TV ‘후아유-학교2015’ 등의 제작을 성공시키며 방송 콘텐츠 제작사로도 발돋움하고 있다. 그에 따라 향후 유재석을 필두로 정형돈, 송은이, 이국주 등 소속 예능인들과 함께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기획·제작을 시도할 가능성이 많다. 최근 들어 예능인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앞으로 FNC엔터테인먼트의 예능프로그램 제작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강호동, 신동엽, 김병만 등이 속해 있으며,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SM C&C를 이 회사의 ‘롤모델’ 격으로 봐도 무방하다.
유재석의 대형기획사행은 당분간, 지상파·종편·케이블을 아우르는 예능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느님’을 맞이한 JTBC는 예능계 신흥 강자로의 입지를 좀 더 공고히 다질 수 있을 것이다. ‘1인자 유재석’이 지상파에서 종편채널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으니 비지상파 채널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요기획사를 비롯한 대형회사들의 예능인 영입 역시 활발해질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무한도전’의 경우만 봐도 아직 정준하, 박명수 등의 멤버들이 개인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 역시 정형돈, 유재석과 함께 대형기획사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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